LCD 중국行때 `유리기판` 함께 간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3분기 유리기판 업체·지역별 용해로 가동현황

 중국의 대형 LCD 패널 라인 유치 움직임이 가속화한 가운데 핵심 부품인 유리기판 용해로의 동반 진출 여부가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올랐다. LCD 유리기판은 패널 시장의 수급 상황을 좌우할 정도의 품목으로, 특히 7세대 이상 대형 기판의 경우 생산성을 위해 패널 라인과 인접해 일괄 생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세계 최대 LCD 유리기판 업체인 삼성코닝정밀유리는 모회사인 삼성전자의 중국내 대형 LCD 패널 라인 투자를 전제로, 벌써부터 현지 동반진출을 계획 중이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8세대 LCD 라인 합작 투자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중국 광저우 지역에 함께 진출할 수 있는 유리기판 업체를 물색중이다.

16일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삼성코닝정밀유리(대표 이헌식)는 삼성전자가 중국내 8세대 LCD 라인 투자를 결정할 경우 패널 공장이 들어서는 인근에 2기의 8세대 용해로를 직접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용해로 가동 시점은 현지 8세대 LCD 패널 라인이 돌아가는 오는 2012년초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8세대 LCD 유리기판 용해로 1기당 구축 비용은 약 6000만달러가 소요된다. 하지만 중국내 부지 조성을 비롯해 부대 비용을 합치면 실제 투자 금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코닝정밀유리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확답하기 어렵다”면서 “모든 결정은 삼성전자가 중국 현지투자를 어떤 식으로 결정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중국시장에 용해로를 건설하게 되면 직접투자를 통한 해외진출은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LCD 패널 라인 현지 투자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미국 코닝의 합작사인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지금까지 양사 계약에 따라 국내에서만 용해로를 가동해왔다. 영업도 과거 국내 업체였던 비오이 등을 제외하면 한국 패널업체들만 상대로 해왔다. 중국 시장에 삼성코닝정밀유리의 용해로가 구축되면 사업 영역이 해외로 본격 확대되는 셈이다.

이에 비해 최근 광저우시와 MOU를 교환하며 중국 시장 진출의 기선을 잡은 LG디스플레이는 유리기판 수급 문제가 고민이다. 삼성코닝정밀유리가 든든히 받치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계열사인 LG화학이 오는 2012년께야 상업 생산을 목표로 삼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2012년께 LG화학이 8세대 LCD 유리기판 양산에 성공한다 해도, 또다른 구매처를 미리 확보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일본 NEG·아사히글라스 등의 현지 동반 투자를 유도하는 등 다각적인 대안을 모색중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뱅크 관계자는 “대형 LCD 패널 라인의 경우 유리기판이 현지에서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춰야 하는 것은 필수”라며 “중국의 LCD 패널 라인 유치와 관련해 유리기판 수급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중국내에는 대형 LCD 패널의 유리기판 용해로가 전무한 실정이다. 미국 코닝이 비오이의 6세대 LCD 라인 설비 투자에 맞춰 현지 용해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