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포니카, 국산폰 5억유로 구매

공급업체 `팬택` 추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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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중남미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텔레포니카가 올해 한국산 휴대폰을 5억유로(약 8900억원)어치나 구매하고 내년에는 6억유로로 더 늘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 팬택을 신규 휴대폰 공급처로 추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텔레포니카는 또 한국 내 디지털 콘텐츠업체와의 협력은 물론이고 인수까지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방한 중인 킴 파우라 텔레포니카 사장(58)은 15일 전자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8월 이후 휴대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한국산 휴대폰 단말기 구매 규모는 4억유로였던 지난해보다 1억유로 늘어난 5억유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계획에 대해 “지금 추세를 보면 6억유로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텔레포니카는 팬택에서 휴대폰을 공급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파우라 사장은 “팬택을 방문했다가 4∼5개 흥미로운 단말기를 발견했다. 스페인이나 영국에서 충분히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 마케팅팀을 통해 가격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내년 휴대폰 구매 예상액 6억유로는 팬택 제품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팬택 측은 “최근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국가의 통신사업자가 우리 회사를 찾는다. 텔레포니카 경영진 방문도 이의 일환이며 당장 계약 건보다 앞으로 두 회사 간 사업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텔레포니카는 한국 휴대인터넷(와이브로) 기술과 콘텐츠에 깊은 관심을 내비쳤다. 한국의 휴대인터넷 기술과 콘텐츠가 자국보다 1∼2년 앞섰다고 평가한 파우라 사장은 “텔레포니카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며 파트너를 찾고 있다. 한국기업과 파트너십, 구매계약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인수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텔레포니카의 통신사업자 지분 인수와 같은 한국 통신사업 투자는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파우라 사장은 “2∼3년 전에 구체적으로 의향을 타진했으나 실현하지 못했다”며 “지금도 인수 의향이 없지 않으나 매각 의사를 나타내는 곳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텔레포니카는 중국의 차이나유니콤, 이탈리아의 TIM 지분 일부를 인수한 바 있다. 파우라 사장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중국 3곳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서 단일 휴대폰을 사용하게끔 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삼성과 LG도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2일 방한한 파우라 사장 등 텔레포니카 경영진은 KOTRA 초청으로 15일 열린 한국 기업과 모바일 부문 협력을 위한 설명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김신배 SK C&C 부회장을 만났으며, 16일 스페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텔레포니카는 스페인 제1위의 통신사로 유럽·중남미 등 세계 25개국에 진출했다. 지난 3월 현재 이동통신 고객은 1억9000만명(유선통신 포함 시 2억6000만명)이다. 파우라 사장은 한·스페인 민간경제협력위원회의 스페인 측 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한국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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