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뉴IT,기술이 미래다-융복합 의료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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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기기는 국가의 사회적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 특히 고령화→고령→초고령화 사회 등 고령 인구가 증가할 수록 우수한 성능의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은 증가한다. 고령 인구의 증가와 생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질병과 진료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이로 인해 조기 진단, 신속한 진단, 비침습적(Non-invasive) 치료, 재택 진료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에 지멘스·제너럴일렉트릭(GE)·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의료기기 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등 새로운 의료기기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IBM·인텔 등 글로벌 IT기업도 진출하는 등 새로운 의료서비스 시장 선점을 위한 무한 경쟁이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고부가 가치의 의료기기를 개발, 무역 수지 개선과 글로벌 의료산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강점인 IT 기술을 의료기기에 접목하는 등 IT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의료기기 산업에 역점을 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 톱 7 기업이 의료기기 시장 60% 점유=2007년 세계시장 규모는 1948억달러에 연평균 6.4% 성장했다. 2013년에는 286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45%), 일본(10%), 독일(6%) 등 선진국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30억달러로 시장규모로 세계 10위권(1.4%)이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기술력과 마케팅을 보유한 소수의 다국적 기업에 의한 독과점 구조를 이루고 있다. 세계 톱7 기업이 전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존손앤존스(소모품)·GE(영상진단)·메드트로닉(카테터)·지멘스(영상진단)·필립스(영상진단) 등이다.

 지역별로는 BRICs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은 2015년까지 연평균 14%의 급격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영상진단기기(CT·MRI·DR 등)가 최대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치료시술, 내시경, 수술용 로봇, 의료정보시스템과 인공장기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연매출 100억원 이상 기업은 2.5%에 불과=국내 시장 규모는 3조2000억원(2007년)으로 최근 10년간 연 평균 10.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기준으로 1600여개 중소기업이 2조2000억원을 생산, 43%를 해외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대기업은 거의 드물고 영세 중소기업이 중저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1600여개 업체 중 연간 매출 100억원 이상은 2.5%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내 기업들은 1996년 이후 초음파진단기·환자감시장치·디지털 엑스레이 등 중급 기술 의료기기를 주로 생산·수출하고 있다. 특히 초음파진단장치를 제외한 대부분 중급 이하 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수출도 초음파진단기기(전체의 28%)를 제외하고 안경렌즈, 온열기, 자극기, 주사기 등 저가 제품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은 중저가 품목에선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MRI·CT 등 고가 의료기기 핵심 기술 미흡으로 선진국 대비 기술 경쟁력이 열위에 있다. 핵심 기술력 열세는 MRI·CT 등 첨단 의료기기 수입 증가로 무역 적자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IT 융복합 기술 통한 신시장 확보가 지름길=IT 융복합 기술이 발달하면서 IBM·인텔·ST마이크로 등이 의료서비스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고 있다. IBM은 의약분야에 IT를 지원하는 전략을 수립, 유전자연구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인텔은 센서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고령자 및 환자 관리 등에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모토로라도 IT와 BT를 결합한 바이오칩 사업에 진출, 생명과학연구·임상 진단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HP도 바이오칩에 진출한 상태이다. ST마이크로는 조류독감을 진단하는 바이오칩을 본격 양산할 계획에 있는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정통 사업 부문을 줄이면서까지 새로운 의료서비스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기회는 있다. 비록 CT·MRI 등 첨단 의료기기 산업에선 선진국에 뒤졌지만 IT 융복합 기술 기반의 신시장에선 승산이 있다. 적어도 IT 산업분야에서 만큼은 선진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따라서 병원과 IT 및 의료기기 업계가 공동으로 참여, 의료기기 개발-상품화-구매로 연결되는 시장 친화적인 핵심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둬야 한다. IT·BT·NT 등 3대 기술을 융합해 선진 업체들이 미처 진입하지 못한 신시장을 창출,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고령화에 따른 노령질환을 관리하는 노령질환 모니터링·홈 재택의료, 만성 질환자 증가로 인한 의료 비용 증가를 막는 생활 질병 조기진단·성인병 예방 관리,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 요구 증가에 대응하는 첨단 의료장비 및 로봇, u호스피탈 등 신사업 분야에 투자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첨단 의료기기 및 IT 융복합 의료기기의 R&D 규모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례로 2006년 정부의 의료기기 R&D 규모는 617억원 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2007년 지멘스 R&D 규모는 1조원에 달해 정부 R&D 투자규모는 지멘스의 20분의 1수준에 불과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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