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압의 1000억 분의 1에 필적하는 ‘우주환경’ 진공도에 1억℃의 초고온과 절대온도 4.5도(-269℃)의 극저온이 한 공간에 공존해 핵융합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한국의 인공태양 ‘핵융합연구장치(KSTAR)’가 다음달 초부터 본격 실험에 돌입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국가핵융합연구소(NFRI·소장 이경수)는 9일 대덕연구단지에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김춘진 민주당 의원,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서남표 KAIST 총장을 비롯한 산·학·연 인사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KSTAR’ 가동 기념식 및 거점센터 현판 제막식, 유공자 표창 행사를 잇달아 개최했다.
친환경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는 KSTAR는 지난해 성능 검증에 이어 지난달 1000억 분의 1 기압의 초고진공 상태에 도달했다. 지난 1일부터는 초고온을 끌어낼 절대온도를 얻기 위한 헬륨 공급을 시작했다. 연구진은 오는 20일께 절대온도 4.5도에 이르면 준비를 거쳐 다음달 초부터 본격적인 핵융합 실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기술 개발에는 국내에서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 KAT, 하늘엔지니어링, 에스에프에이, 다원시스, 원신이엔지, 세이저온, 넥상스코리아를 포함한 총 69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지금까지는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했지만, 내년 초부터는 중수소를 이용해 중성자가 방출되는 에너지 증폭을 시작할 것”이라며 “오는 2010년 10월 10일 전 세계 핵과학자가 대거 모이는 국가 핵융합 올림픽인 국제핵융합에너지콘퍼런스(FEC)에서 핵융합로 건설 및 시운전 결과 등을 모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오는 2012년까지 자기장의 세기 3.5테슬라(T), 전류 2메가암페어(MA), 시운전 시간 20초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용화는 2025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축사에서 “우리나라가 에너지 자립을 넘어 핵융합 에너지 수출국이 되기 위해서는 산·학·연이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유공자 시상식에서는 박주식 핵융합연 본부장이 과학기술훈장 혁신장을, 권면 선임단장이 과학기술포장을 받았다. 이어 대통령 표창(2명)과 국무총리 표창(4명), 장관 표창(35명)이 각 공로자에게 수여됐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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