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녹색성장의 뿌리] (3)기술이전 기업 탐방-화남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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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이천시 외곽 백사면 조읍리에 나지막이 자리 잡은 공장 겸 사옥.

 볼보, 지멘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그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세계 유수의 기업을 공급 파트너로 갖고 직원 90여명이 지난해 16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린 화남전자(대표 강성옥 www.whanam.net)가 자리하고 있다.

 지구 건너편 볼보·지멘스는 ‘아주 작은 나라’ 한국에서도, 수도권이라지만 한적한 시골 귀퉁이에 있는 화남전자를 어떻게 알고 제품 공급처를 댔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그러나 회사를 직접 둘러보고 관계자의 설명을 듣자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의문은 말끔히 풀렸다.

 ‘큰 기술’만 있으면 보기엔 작은 기업도 세계 시장 어디에서든, 어느 기업으로부터든 대접을 받는다는 진리다. 그래서 화남전자는 ‘강소(强小)기업’이다.

 화남전자는 지난 1987년 설립된 이래 건설 중장비용 제어 모듈, 의료기기용 컨트롤 패널, 보안 및 홈오토메이션 표시장치 등 IT 융합 영역으로 주력 사업을 확장해 왔다. 설계기술은 물론이고 생산 공정, 품질관리 등 제조업 전체 사업 라인에서 기술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도저히 넘볼 수 없던 영역이다.

 현재와 같은 탄탄한 사업 기반을 갖추는 결정적 계기는 지난 2004년 찾아왔다.

 이들 전자 제어 보드는 수많은 칩과 전선이 땜 기술을 이용해 서로 접합이 이뤄져야 하고 이는 제품 성능과 안전성, 신뢰성과 직결된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영원할 것만 같던 납을 사용하는 접합, 이른바 납땜은 2006년 7월부터는 유럽에 수출할 수 없는 기술이 되고 만다.

 이를 앞두고 화남전자는 2004년 생산기술연구원의 문을 두드린다.

 유럽 바이어로부터 무연솔더링(납 성분 없이 처리하는 친환경 접합) 제품을 의뢰받았으나 자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생산기술연구원은 용접·접합기술지원센터로 하여금 화남전자와 공동 연구과제를 진행하게 했으며 2007년 1월 이천 생산라인 가동과 함께 무연솔더링기술이 본격 적용됐다.

 조금만 때가 늦었어도 지금의 최대 공급 파트너인 볼보건설기계에 납품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을 것이다.

 김광남 화남전자 기획실장은 “우리 부설연구소와 생기원 용접·접합기술지원센터가 만난 것은 지금의 화남을 있게 한 아주 결정적 인연이 됐다”며 “설계에서부터 신뢰성 검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받음으로써 그야말로 제때 생산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기원과 합작해 얻은 가장 큰 성과를 해외 공급업체에 대한 기술 신뢰성 확보와 자신감을 얻은 것이라고 꼽았다.

 김 실장은 “볼보, 지멘스, GE 같은 회사로부터 2007년부터 공급된 물량에 대해 단 한 차례도 불량이나 기술 재점검 의뢰가 들어오지 않은 것을 커다란 자부심으로 갖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사가 언제, 어떤 기술적 조건을 요구해오더라도 대응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성공비결이 됐다”고 강조했다.

 화남전자는 현재 연간 건설 중장비용 제어 모듈은 4만3200세트, 의료기기용 컨트롤 패널 3만2400세트, 보안 및 홈오토메이션 표시장치 4만2000세트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안정적 생산기술을 갖추는 데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화남전자는 또 한번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플렉시블 인쇄회로기판(PCB) 관련 핵심 기술 개발을 준비 중이다. 또 굴착기 제어보드에는 RF기술을 적용하는 기술적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존 유선형 제어보드 기술 전체에 대한 무선기술 적용도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다.

 수출비중이 전체 매출의 55%나 되는 ‘알짜기업’ 화남전자는 기술이 세운 중소기업이 분명했다.

 이천=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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