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생활가전·PC·디지털 카메라’를 세계 1위 품목으로 집중 육성한다. 또 3년 뒤인 2012년 디지털 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디지털 황금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전사 차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DMC(세트) 부문을 총괄하는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0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휴대폰과 TV는 시장 수위에 올려 놓았다”며 “생활가전·PC·디지털 카메라를 세계 1위 품목으로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미 생활가전 부문을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등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가전사업부에 있던 에어컨 사업을 따로 분리해 ‘TV 성공신화’를 이룬 영상 디스플레이사업부로 새로 배치했다. 사업총괄인 윤부근 사장이 이를 직접 관장하게 했으며 사업팀장으로 중국 후이저우(惠州) 법인장을 맡았던 문강호 전무를 임명했다. 삼성 안팎에선 삼성 TV를 세계 시장 1위로 이끈 주역인 윤 사장이 삼성 에어컨 사업에 성공 노하우를 접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에어컨 사업을 분리한 생활가전사업부는 냉장고·세탁기·키친 솔루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PC와 디지털 카메라 사업 전열을 새로 정비했다. 유럽을 전초 수출기지로 한 PC사업 전략을 새로 세웠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디지털 카메라의 신제품 라인업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이미 1차 전략 모델로 ‘콜럼버스’라는 프로젝트로 진행한 듀얼 모니터를 탑재한 컨버전스 제품을 내놨다. 최 사장은 “노트PC와 넷북 중심의 컴퓨터 사업이 DMC 부문에서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가전 사업도 프렌치도어 냉장고와 드럼 세탁기가 미주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는 등 출발이 좋다”고 말했다. 세트(DMC)와 부품(DS)으로 사업 부문을 나눈 이후 세트 사업끼리 시너지 효과가 생겨 ‘상향 평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TV와 휴대폰에서 얻은 성공DNA를 다른 세트 부문에 주입하면 초일류로 도약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3년 뒤인 2012년 ‘디지털 황금기’에 진입한다고 낙관했다. 최 사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기를 지나 3년 뒤에 디지털가전 수요가 급증하는 황금기에 진입한다”고 예상했다. 이때 쯤이면 TV 3억대, 휴대폰 15억대, PC 4억대, MP3 제품 2억대, 디지털 카메라 2억대 등 거대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은 2012년 디지털 황금기가 열리면 기업의 가장 강력한 자산은 시장 점유율이라고 판단해 절대적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또 10∼20년 동안 지속 성장이 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도 기울일 방침이다.
독일 베를린=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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