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글로벌 진출에 따른 전략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8인의 컨설팅회사 대표들의 경영혁신 메시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점차 늘어나면서 해외 사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경영 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은 다양한 변수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해외시장 확대 및 진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글로벌 비즈니스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많은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정보책임자(CIO)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주요 컨설팅회사 대표들은 성공적인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권한다.

 컨설팅회사 대표들이 전하는 기업의 글로벌 전략은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구분된다. 이미 해외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업의 관점과 앞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기업의 관점으로 나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경영진들이 글로벌화된 사고를 갖는 것은 공통된 기본 사항이다.

 ◇국내 대형 다국적기업, GI전략 도입해야=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 LG전자 등 이미 해외 시장에서 활발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은 무엇보다 해외 법인별로 분산돼 있는 경영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는 글로벌통합(GI) 전략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컨설팅회사 대표들은 지적했다. GI전략은 IBM, P&G, 네슬러 등 세계적인 글로벌 업체들이 도입한 글로벌 경영기법이다.

 이는 국가간 경계를 없애고 주요 비즈니스 기능을 기능별·권역별로 가장 효율적인 곳에 재배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GI전략은 기본적으로 전 세계가 동일한 규제를 받고 있고 무역 장벽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도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GI 전략을 도입한 기업이 없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GI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은 정도다. 그러나 최근 국내 다국적기업들도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하면서 GI 전략 도입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김영효 삼정KPMG어드바이저리 대표는 “최근 한 다국적기업은 IFRS 적용을 위해 총 150여개의 해외 법인에 대한 재무 프로세스 및 시스템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추진했다”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들은 GI 전략을 기반으로 한 기능 통합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찬희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해외 여러 국가에 판매 및 생산 등이 분산돼 있는 기업의 경우 재무 등 각 기능들이 국가별로 이뤄지게 되면 정확한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기능별로 글로벌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GI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정보시스템에 대한 통합도 요구되고 있다. 재무, 인사, 구매 등 지원 애플리케이션 영역의 경우 가능한 글로벌로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능별로 가장 효율적인 지역에 셰어드서비스센터를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존 IT인프라에 대한 표준화가 선행돼야 한다.

 김인현 투이컨설팅 대표는 “글로벌로 IT인프라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글로벌 아키텍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비즈니스는 물론,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인프라에 대한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연한 IT체계도 필요하다. 김희집 액센츄어코리아 대표는 “글로벌 시스템 통합을 하거나 해외에서 기업 인수합병(M&A)에 따른 IT시스템 통합을 추진할 때 IT시스템이 유연하지 않으면 통합이 쉽지 않다”면서 “IT시스템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글로벌 비즈니스 효과의 극대화도 어렵다”고 전했다.

 ◇해외진출, 정확한 분석 기반 현지적응 필수=새롭게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의 경우 신중한 접근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이석근 아서디리틀 아시아 총괄대표는 “해외시장 진출 전에 시장이나 지역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해외 시장에 대해 A∼Z까지 모든 밸류 체인을 알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요인을 줄이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통해 단계적으로 진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했다.

 장경준 삼일PwC컨설팅 대표도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확고한 수익모델이 있어야 한다”면서 “다음으로 현지의 문화, 언어 등을 충분히 이해한 현지적응력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최근 해외에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성공비결도 고객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기반으로 한 제품경쟁력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M&A를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보다 많은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한 그룹사가 연이어 해외기업을 인수한 후 어려움을 겪게 된 것도 인수 전 다양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즉 이 그룹은 인수 대상 기업을 지나치게 재무 관점에서만 분석하고 평가해 IT, 조직, 문화 등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수 후 피인수 기업과 여러 측면에서 갈등을 겪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A 검토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도 하나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M&A 이후 전략적인 운영에 대해서도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됐다. 김희집 대표는 “M&A를 할 때 인수가 종결되면 모든 것이 끝난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다”면서 “그러나 실제 M&A 효과는 인수 후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기업들이 해외 기업을 인수하고 나서 조직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현지 인력과 갈등을 오랜기간 겪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수립과 동시에 글로벌 IT체계도 수립돼야 한다. 이러한 예로 신한은행은 최근 해외에서 소매금융을 하기 위해 국내서 계정계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해외 현지법인에 표준화된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 소매금융을 하겠다는 비즈니스 전략이 마련됨과 동시에 글로벌 IT전략도 함께 수립된 사례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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