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정부 출연 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그린에너지기술지수(GETI) 평가에서 5개기술 종합 국내 순위 5위, 글로벌 77위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투자 여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과 직접 비교한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실제 국내에서 KIST보다 순위가 앞선 곳은 삼성SDI,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대형 기업들이며, 글로벌 순위도 혼다자동차, 소니, GE, HP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연구소 가운데 KIST 보다 높은 곳은 캘리포니아 대학(36위), 미드웨소트 리서치(67위) 뿐이다. 대만의 ITRI(84위),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90위) 등이 뒤를 잇고 있다. KIST가 주력하는 2차전지 및 연료전지 분야로 한정하면, KIST의 글로벌 순위는 더욱 올라간다. 2차전지 부문은 글로벌 46위(국내 6위), 연료전지 부문은 글로벌 45위(국내 3위)로 모두 50위권 내에 포함된다.
한홍택 KIST 원장은 “세계적인 연구소를 목표로 한 시점에서 일부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거둔 우수한 성적”이라 자평하며, “KIST 역량과 정체성에 맞는 2∼3개의 대형 연구과제를 조기 발굴해, 국제적 감각을 갖춘 글로벌 연구소로 도약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원장은 연료전지의 경우 기관 고유 사업으로 20년여년 전부터 투자를 진행해 왔다. 2000년 이후에는 에너지 환경, 신소재+나노 등에 주력해온 노력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엔지니어링 기반의 조직들이 연구를 주도해 상대적으로 특허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도 특허 경쟁력 제고에 한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KIST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우수 분야를 선정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COE(Center Of Excellent)를 운영한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다. 그동안 2차전지와 연료전지 부문에 집중해 왔으나, 최근 들어 LED와 태양전지 부문의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한 원장의 취임 이후 연구원의 10%를 외국인으로 채용하는 ‘세계 수준 연구소 구상’도 현실로 다가왔다.
한 원장은 “경영 부문에서 효율적인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연구 포트폴리오와 핵심연구역량을 극대화해 KIST가 명실공히 세계적 연구소로 발전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욱기자 woo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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