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조직 개편의 방향은 정책 기획과 조정, 국정 홍보 기능의 강화다. 지난해 촛불정국과 올해 서거 정국 등의 외풍으로 국정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아 본격적인 정책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다. 특히 특보를 선임, 과학기술과 IT 정책도 챙길 뜻을 비쳤다. 그렇지만 다른 특보와 달리 비상임으로 두는 등 IT가 여전히 청와대의 관심 밖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정책실장 신설이다. 이동관 홍보 수석은 “정책 분야의 통합, 조정기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정책 실장을 신설하고 경제, 사회정책, 교육과학문화, 국정기획 등 정책분야 수석 등이 참여하는 정책조정회의를 상설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경제, 사회, 교육 정책 등이 모두 맞물려 돌아가는만큼 수석들을 아우를 정책실장의 신설 의견이 계속 나왔었다. 윤진식 정책실장이 앞으로 정부부처를 진두 지휘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석 간 조율을 통해 정책 입안과 집행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홍보 수석 신설은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의 업무가 중복되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외에도 그간 대국민 홍보가 미흡해 국정이 혼란스러웠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상승하는만큼 홍보를 강화해 더욱 국정 운영에 더욱 탄력을 주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윤진식 정책실장, 이동관 홍보수석과 박형준 정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등은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이 다시 한번 확인돼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실세들이 대거 포진한 특별보좌관의 역할 제고도 예상됐다. 맹형규 정무특보,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을 겸임하는 강만수 경제특보 등은 다른 특보와는 달리 상근하면서 대통령을 보좌한다. 4개월간 미뤄온 IT특보 선임도 마무리했으며, 과기 특보 빈자리도 채웠다.
IT업계와 벤처업계는 일단 IT특보 선임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전대열 벤처협회 부회장은 “오 특보가 학계에 있으면서도 벤처를 잘 알아 대통령에게 우리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해 줄 것”이라고 말했으며 배희숙 여성벤처협회장은 “IT와 벤처에 열정이 많아 정부나 청와대에 IT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과기특보와 IT특보를 정무와 경제특보와 달리 비상근으로 둬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비판이 있다. 더욱이 교과문 수석을 비롯한 1실장, 1정책실장, 8수석 가운데 이공계 출신도 전무하다. 한편에선 정책실장과 홍보수석 신설 등이 이전 정부의 조직 틀을 차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동관 수석은 “좋은 것을 채택하고 고쳐야 할 점을 수정하는 게 중도실용”이라며 “참고했지만 모방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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