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리얼 그린 비즈니스] (2부-12) 그린홈 ④뜨는 산업(패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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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총에너지 사용량의 약 22.3%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 건물에서 소비된다. 우리의 생활 터전인 집과 사무실에서 특히 많은 에너지가 낭비된다. 해외에서는 첨단 단열 공법으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패시브(passive)형 그린홈 건설 노력이 일찍부터 시작됐다.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발전해 조달하는 액티브(active)형과 대조적인 개념인 패시브형은 에너지 수요를 감소시키는 개념이다. 독일·미국·일본 등이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벽체·지붕·창호의 단열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로 여러 가지 기술을 패시브형 그린홈에 적용하고 있다. 132㎡(40평)의 주택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같은 공사비(1억8000만원)를 들였을 때 패시브형 주택의 에너지 절감률(60%)이 액티브형 주택의 절감률(22%)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호와 유리의 에너지 손실 막기=건축물에서 가장 열 손실이 많은 부분은 창호다. 창호를 통한 열 손실량은 주택은 전체 열 손실량의 30∼45%를 차지하고 일반 사무소 건물은 15∼35%로 매우 큰 비중이다. 따라서 창을 통한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일은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을 위한 대책으로 가장 중요한 설계 요소다. 창의 열 전달 계수가 벽체나 지붕의 6∼7배로 높아 에너지 방출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건물의 창은 채광과 조망뿐 아니라 환기를 위해 열고 닫을 수 있어 고단열, 고기밀화가 매우 어렵다.

 로이(Low-Energy)유리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기능성 유리다. 일반 유리에 은(Ag) 등의 특수 금속막을 나노 단위로 코팅해 단열성능이 뛰어나다. 일반 유리와 가시광선 투과율은 비슷하지만 적외선은 대부분 반사시킨다. 겨울에는 실내 난방기구에서 발생한 적외선을 반사해 실내로 되돌려 보내고 여름철에는 실외에서 들어오는 태양열을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유리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국내 업체들도 이러한 고기능 유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CC는 은을 두 겹으로 코팅한 복합기능성 로이유리인 ‘E-맥스’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고 LG하우시스는 크립톤 가스를 주입해 열 손실률을 낮춘 ‘지인 크립톤 삼중유리’ 등을 시장에 선보였다.

 독일은 건축유리의 91%가 로이유리와 같은 기능성 유리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사용이 저조한 편이다. 우리나라의 건축법과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서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서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는 에너지 절약 설계의 중요성을 인식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졌던 창호 단열 기준의 강화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단열재와 바닥재로 열 손실 잡아=건물 벽에 단열재를 설치함으로써 많은 양의 열 손실을 잡을 수 있다. 단열재를 설치하지 않으면 벽체에서 최초 39%의 열 손실이 발생하지만 단열재를 설치하게 되면 7%까지 낮아진다. 이로 인해 건물 전체의 열 손실이 44%까지 방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공 단열재는 투습방지용 필름과 알루미늄 박막으로 이뤄진 차단막으로 봉합하고 내부를 진공으로 처리해 만든다. 진공단열제와 함께 벽체에 글라스울이나 미네랄울 같은 보온 단열재를 설치함으로써 많은 양의 열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또 바닥재를 통한 에너지 절감 시도도 있다. LG하우시스는 대한주택공사에 추진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사업에 바닥재를 공급한다. 이 제품은 유리 섬유층이 있어 열과 수분에 강하고 빨리 따뜻해지고 천천히 식는 전통 구들장의 효과를 구현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에너지 절감형 건축 자재 보급 활성화=정부는 건물에서 새나가는 에너지를 잡지 않고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 비전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2011년까지 기존 공동주택의 에너지 소비량을 40∼55%까지 절감하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8년까지 신규주택 100만호를 건설할 뿐 아니라 기존주택의 개·보수를 통해 연평균 10만호씩 총 100만호씩 그린홈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 비용은 2001∼2006년 12억9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474억달러를 쏟아부은 미국의 2.8%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에너지 위기 때마다 단기적 대응으로 급한 실정을 벗어나는 것에서 탈피,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한다.

 조동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건축물에 대한 혁신적인 에너지 효율화 요구는 날로 증대되고 있다”며 “시공, 비용, 안전 등을 확보한 기술 제공 능력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낙후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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