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과 흐루니체프 간에 체결한 우주발사체 계약이 ‘불평등하다’는 논란이 인 가운데 ‘발사 실패 시 항우연 측이 실패에 따른 추가발사를 러시아에 요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계약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내년 5월 2차 발사에 이어 또 한 차례 추가 발사 여부를 놓고 재협상에 들어갈 항우연으로선 매우 유리한 조건이어서 주목된다.
26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두 차례 우주발사체 발사를 하되, 한 차례라도 발사에 실패하게 되면 무상 발사 1회를 추가로 요구할 수 있으며 계약금 일부도 지급하지 않는다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건대로라면 러시아는 우리 측 요구에 따라 지난 25일에 이어 내년 5월 재발사, 한 차례의 추가발사 등 총 3회에 걸쳐 로켓을 발사해야 한다. 우리 측이 재발사를 원하지 않을 때엔 계약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간 책임 공방이 예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 김중현 제2차관은 26일 오전 브리핑에서 전날 발사한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는 위성을 보호하기 위한 페어링 한쪽이 분리되지 않아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공전 궤도 진입에 실패, 과학위성 2호가 지구로 낙하하면서 대기권에서 소멸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을 성공으로 볼지, 실패로 볼지에 따라 3차 발사 여부가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발사 성공은 ‘과학기술위성 2호를 위성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을 뜻하지만 항우연과 흐루니체프의 의견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러시아 측이 전체 시스템 설계 및 개발, 발사 운용 등을 총괄했기에 포괄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양측은 이 같은 의견 차이를 우호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분쟁이 생기면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규칙을 적용받아 독일법에 따라 재판 및 중재를 진행하게 된다. 항우연 측은 재발사 시기를 한·러 공동조사위원회 조사 후 6개월 이내에 요청할 수 있으며, 요청한 뒤 10개월 이내에 재발사할 수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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