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식 빈소가 마련된 국회가 ’추모의 전당’으로 탈바꿈하며 조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자취가 녹아든 각종 유품이 전시되고, 고인이 평소 즐겨 부르던 민중가요와 육성이 울려 퍼지면서 고인의 삶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부활의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김 전 대통령 국장(國裝) 나흘째이자 국회 조문 이틀째인 21일부터 국회 정문 앞에 24개의 부스를 설치해 고인의 저서와 관련 서적 등을 조문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부스에는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과 정치적 삶을 그린 평전, 연설문 모음집, 부인 이희호 여사의 저서 등 국회도서관이 보관해 오던 서적 150여권이 전시돼 조문객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고인의 생전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자료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직접 지시해 마련된 것이라고 국회도서관 측은 전했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가 단순한 분향 장소가 아니라 고인을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오늘 아침부터 전시를 시작했지만, 조문객들이 발길을 멈추고 자료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는 등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국회 분향소 바로 앞에는 한국 현대사와 영욕을 함께 한 고인의 생애를 파노라마처럼 엮은 사진 54점을 전시해 추모객들이 고인을 추억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추모객들은 1994년 고 문익환 목사의 빈소를 찾은 김 전 대통령이 문 목사의 아들 성근씨의 손을 잡고 오열하는 모습과 지난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권양숙 여사와 손을 맞잡고 울음을 터뜨리는 사진 등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1981년 내란음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서 청주교도소에 수감된 김 전 대통령이 옥중 독서를 하는 모습, 1987년 가택연금 당시 담장 너머로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 등의 희귀사진도 여러 점 전시돼 조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외에 국회 분향소 주변에는 하루 내내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아침이슬’ 등 김 전 대통령이 즐겨 부르던 노래가 울려 퍼지고, 고인의 업적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물이 상영돼 ’역사의 거인(巨人)’을 잃은 아쉬움과 슬픔을 더한다. 추모객 오모(66)씨는 “평소 존경하던 김 전 대통령의 숨결과 발자취가 곳곳에 묻어 있어 마음이 더 아프고 착잡하다”며 “고인의 삶을 느끼려고 국장이 끝날 때까지 매일 이곳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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