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이번에도 김정일 만나 큰 수확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7일만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북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평양을 방문한 현 회장은 지난 16일 김 위원장을 만났고, 금강산과 개성 관광 재개, 북한 지역 출입.체류 원상 회복에도 합의했다. 이와 함께 이번 추석 이산가족 상봉과 개성공단 활성화 합의 등 우리 정부에 안겨줄 북한의 메시지도 받았다.

현 회장이 이번에 합의한 내용은 물론 우리 정부가 관여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현대그룹과 현대아산 등 현대측은 물론 정부측에서 보더라도 일단 괄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체류 일정을 5차례나 연기한 끝에 얻어낸 ‘끈기의 성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부터 시작한 ‘현대가와의 인연’이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이번에 현 회장에 ‘섭섭한 대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지난 13일 억류됐던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44)씨가 석방되면서 그런 기대감은 한껏 부풀었다. 그러나 2박3일의 일정은 자꾸 연장되면서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닌가, 현안 합의가 제대로 도출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했다.

하지만 현 회장은 보란듯이 해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현대그룹과 협상 파트너인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가 발표한 공동보도문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현 회장 일행을 오랜 시간 접견하고 따뜻한 담화를 하면서 청원을 모두 풀어주었다’고 했다.

현 회장이 앞서 2005년 7월16일 맏딸인 정지이 현대 U&I 전무 등과 원산에서 김 위원장과 3시간30분간 오찬을 겸한 면담을 진행했고, 독대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백두산 관광사업 독점권과 개성 시범 관광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현 회장은 당시 김 위원장을 만난 다음 날 강원 고성의 남한 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에게 “백두산은 다음 달 말쯤 시범관광을 할 수 있고, 개성관광은 시내 유적지와 박연폭포까지 가능할 것”이라면서 자랑스럽게 면담성과를 공표했다. 이어 2007년 10월 말에는 김 위원장이 내주는 특별기를 타고 백두산을 참관하는 등 4박5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백두산과 개성 관광 사업권 확보, 내금강 비로봉 관광 성사 사실 등을 종로구 적선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현 회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각별한 배려가 있었다”며 “방문단 25명 전원에게 백화원 영빈관을 숙소로 제공해주고 백두산을 참관할 수 있도록 특별기를 내주었을 뿐 아니라 바쁜 일정 중에도 시간을 내 면담과 만찬을 마련해 주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현 회장을 처음 만날 때부터 ‘소떼 방북’의 주인공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부터 시작한 현대가(家)와의 인연을 고리로 삼아 얘기를 나눴다.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처음 만난 2005년 7월 당시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는 “김 위원장이 현대가에 대한 의리를 보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같은 해 6월 6.15 통일대축전에 참가한 현 회장에게 “금강산은 정몽헌 회장한테 줬는데, 백두산은 현정은 회장한테 줄 테니 잘 해봐라”며 힘을 실어줬다.

이는 이번에도 그렇지만,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정주영-정몽헌을 잇는 대북사업의 ‘수장’으로 여전히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에 다름아니다. 이후 현 회장은 2007년 10월4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귀환했다.

현 회장은 당시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전히 호방하고 활달하시더라”며 친분을 과시했다.

현 회장으로선 이번 방북을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계기로 과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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