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월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39명 첫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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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스포츠 시장에 처음으로 자유계약(FA) 선수가 등장했다. e스포츠의 핵심 종목인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39명이 FA 자격을 받았다. FA의 등장에 따라 e스포츠 시장에는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올스타 팀을 구성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랭킹 1위인 화승 이제동과 2위인 SK텔레콤 김택용이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 송병구와 하이트 박명수 등 구단을 대표하는 다수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다.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하지만 거물급 선수들의 이적이 이뤄지면 당장 팀 전력 급상승이 가능하다. 따라서 SK텔레콤이나 KT·CJ 등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높은 구단의 전력 강화가 예상된다. 프로리그가 종료된 직후 각 구단은 휴식에 접어들었지만 FA가 수면 아래에서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e스포츠 FA는 프로야구와 비슷하다. 다만 자격 취득 기간이 짧다. 2006년 6월 e스포츠협회 이사회 의결 시점 이전 프로게임단에 입단한 프로게이머들은 3년간 규정 경기 수를 채우면 FA 자격을 얻는다. 그 이후에 입단한 선수들은 5년간 활동하며 규정 경기 수를 채워야 한다. 규정 경기 수는 매 시즌 프로리그 경기의 25% 이상 엔트리에 포함되면 충족된다.

 한국e스포츠협회의 공시에 따르면 위와 같은 자격요건을 충족한 FA 선수는 총 39명이다. 가장 많은 FA 선수가 나온 구단은 KT 매직엔스(현 KT 핑거붐)다. 그 뒤를 이어 삼성전자와 MBC게임, STX 등 5명이 FA 선수가 나왔다.

 프로야구의 FA 영입은 연간 팀당 2명으로 제한되지만 e스포츠는 제약이 없다. 이론적으로는 한 구단이 39명의 선수를 전부 독식할 수도 있다.

 쟁쟁한 39명의 선수들을 상대로 SKT-KT-CJ 등 ‘큰손’ 3인방의 혈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FA 제도 도입 이전에 현금 트레이드 형태로 박태민-전상욱-김택용 등을 영입한 전례가 있는 SK텔레콤이 이러한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특히 저그 진영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SK텔레콤이 이제동 영입에 눈독을 들일 것은 분명하다.

 다만 원소속 구단의 기득권을 인정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돼 있다. 연봉 5000만원 이상의 선수가 이적하려면 영입팀은 원소속 구단에 해당 선수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원소속 구단이 보상선수를 원하면 해당 선수 연봉 100%와 영입팀의 선수 한 명을 내놓아야 한다.

 FA 영입을 추진하는 팀은 보상선수로 기존 선수단의 핵심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6명으로 제한된 보호선수를 정할 수 있다. 프로야구와 비슷한 형태의 보호수단이 마련된 셈이다.

 39명의 선수 중 원소속 팀과 우선 협상을 벌인 후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FA 신청을 하고 다른팀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단 협상이 결렬되면 원소속 팀이 해당 선수에게 제시한 금액이 공개된다. 최종적으로 해당 선수를 데려가려는 팀들 간의 공개입찰을 거쳐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팀이 해당 선수를 얻을 수 있다.

 최초의 FA 제도 도입은 프로스포츠로서 시스템을 갖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단점을 보완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e스포츠 구단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질 가능성이 제도 시행 이전부터 제기되는만큼 이 문제의 해결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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