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 2.0] 앞서가는 중앙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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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성장은 민간 시장에서 필요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 정권이 나서 정치적으로, 정부가 나서 정책적으로 밀고 있는 일종의 관 주도형 프로젝트다. 따라서 이른바 ‘마중물(Priming Water)’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초기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언한 이후 가장 먼저 법 제정 작업에 착수해 ‘녹색성장기본법’을 마련했다.

 녹색성장기본법은 녹색성장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녹색 경제산업과 기후변화·에너지 등 부문별·기관별 추진계획을 체계화하도록 했다. 또 녹색기술과 산업, 녹색IT를 제도적으로 육성해 경쟁력을 높이고 녹색산업투자회사 설립을 허용함으로써 녹색기술과 산업에 민간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이 법은 지난 2월 국무회의를 통과,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정부는 또 지난달 세계 최초로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녹색성장 분야에 올해부터 향후 5년간 매년 GDP의 2% 수준인 총 107조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182조원에서 206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도모하고 156만명에서 181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또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세계 7대, 2050년까지 세계 5대 녹색강국으로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미자립 원천기술 국산화를 2012년까지 완료해 이 기간 내에 최소 한두 건의 원전 플랜트 수출을 달성하는 등 탈석유·에너지 자립을 강화한다. 녹색 R&D 투자 및 그린IT 지원을 강화, 현재 2% 수준인 녹색기술 제품 세계 시장 점유율을 2013년까지 8.0%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을 발표한지 얼마 안 돼 지난 4일에는 ‘온실가스 중기 감축 시나리오’를 전 세계 각국에 공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께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을 배출전망치(BAU)에 비해 각각 21%, 27%, 30% 감축하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해 국민 여론 수렴을 거쳐 연내 최종 확정한다.

 또 친환경세제 도입 등 세제 개편을 추진하고 녹색기술산업, 첨단 융합산업, 고부가 서비스산업 등을 육성해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 개편을 서두른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 세계가 놀랐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해외 유수 언론은 우리 정부의 이번 온실가스 감축 목표 시나리오에 대해 “교토의정서상 의무 감축 대상이 아닌 국가들 중 처음으로 한국이 자발적 감축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진정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로이터 등 외신은 2005년까지 15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2배로 증가하고 1인당 배출량에서 OECD 국가 중 17위에 달하는 한국이 2020년까지 배출량을 최소한 동결하거나 최대 4% 줄인다는 것은 영국·미국 등 선진국만큼은 아니나 “한국의 역량을 반영한 진지한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또한 세계 6위 원유 수입국이며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한국으로서는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고탄소 제품에 대한 관세 장벽 등에 대처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한국의 이 같은 감축 노력이 신흥 개발국가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년간 정부의 녹색치적 중 또 하나는 중앙과 지방에 총 188명의 ‘녹색성장책임관(CGO)’을 두면서 풀뿌리 녹색행정의 근간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CGO(Chief Green Officer)는 녹색성장 관련 이슈를 CEO의 시각에서 판단·결정하는 고위 관료나 임원을 뜻하는 것으로 전자신문은 지난해 11월부터 ‘CGO를 둡시다’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월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녹색성장위원회 첫 회의에서 ‘중앙·지방정부에 CGO를 두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중앙부처는 지식경제부를 비롯한 주요 부처와 처·청 등을 포함해 총 31명이 CGO로 임명됐다. 이들 CGO는 모두 국장급이다. 기존 보직과 겸임 형태로 각 부처 녹색성장 정책을 총괄 지휘한다.

 16개 시·도는 전원 실장급이다. 주로 기획 또는 경제 관련 선임 실장들이 CGO로 임명됐다. 이들은 시민단체와 경제·산업계 및 학계·연구계 등 각계 인사 위주의 ‘지방녹색성장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시·도의 녹색성장을 총괄한다.

 부산시 등 7개 시·도가 지방녹색위 설치를 완료했다. 나머지 시·도는 구성 중이다. 또 지방정부 CGO는 ‘녹색성장 지원조례’도 제정한다. 230개 시·군·구도 대부분 CGO 임명 및 전담부서 지정이 마무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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