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만큼 수입도 중요하다’
한국의 간판 수출상품으로 등극한 디스플레이는 왜 그렇게 잘나가는 것일까. 답은 역설적으로 관련 부품 수입이 그만큼 늘기 때문이다.
5일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우리나라 IT 수출이 109억1000만달러, 수입은 57억4000만달러로 총 51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산업 평균 무역흑자 규모를 웃도는 선전이다. 이제 관점은 수출이 아니라 수입에 쏠렸다.
수입이 늘어야만 수출도 늘어나는 우리 경제 구조 때문이다.
지난달 자동차, 석유제품 등을 제치고 월 수출액 25억달러를 기록한 LCD패널(디스플레이, 부분품 포함)은 위기 속 우리나라 경제 회복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입 증가가 뒷받침됐다.
디스플레이 관련 수입액은 지난달 4억9400만달러로 올해 들어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우리나라 전체산업 수입 비중의 8.5%를 담당할 만큼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 수입 비중이 늘었다.
이는 곧바로 우리 디스플레이의 세계 시장 점유율 60% 달성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달 디스플레이 관련 핵심 부품 수입액은 우리나라 수출이 최절정기에 달했던 지난해 7월 4억6700만달러를 웃돈다. 앞으로 우리 디스플레이 수출 돌파력을 뒷받침했다.
반도체 부품 및 장치 수입도 올해 들어 계속 증가 추세다. 지난달 반도체 관련 수입액은 26억1200만달러로 지난 1월 17억8800만달러에 비해 46%나 상승했다. 수출 절정기던 지난해 7월 수입액 40억3000만달러에는 훨씬 못 미치는 규모지만, 최근 D램부문 세계시장 국내 업체 점유율 60%를 넘기는 데에는 그만큼 수입이 작용한 셈이다.
모든 IT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통용되는 일반 부품(커넥터·PCB 등) 수입도 급증했다. 지난 1월 1억5400만달러에 불과했던 일반 부품 수입액은 지난달 2억7000만달러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최고점인 지난해 7월 3억2200만달러 수준을 목전에 두고 있을 정도다.
서석진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총괄과장은 “수입은 우리 경제구조상 수출을 끌어당기는 추진체와 마찬가지”라며 “핵심 산업 부문 수입이 증가한다는 것은 위기 속에서 우리 수출산업이 커갈 수 있다는 아주 분명한 증거”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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