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산업 `빅뱅`] ④신규 종합편성채널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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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간 겸영이 미디어법의 핵심이지만 현재 방송계의 모든 시선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입에 쏠려 있다. 방통위가 미디어법 통과와 맞물려 새로운 채널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최 위원장은 2∼3개 정도의 종합편성채널과 1∼2개 정도의 보도전문채널을 신규 허가해 방송 채널 시장에서도 ‘3개 이상의 사업자‘가 존재하는 ‘유효 경쟁’ 체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종편에 관심 있는 모든 기업이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중 IPTV사업자인 KT·SKT 등 통신사업자가 핵심이다.

 ◇종편이 뭐길래?=방통위는 다음달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 정책방안을 발표한 뒤 사업자 승인 신청접수와 심사절차를 진행해 오는 10∼11월께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생각엔 신규 종편 사업자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최대한 빨리 사업을 진행, 잡음을 없애겠다는 방통위의 의지가 깔려 있다. 보도 채널도 쟁점 대상이지만 ‘머리부터 발 끝까지 핫 이슈’는 종편채널이다.

 종합편성채널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하나지만 보도, 교양, 오락, 드라마 등 다양한 방송을 편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상이나 영향력에서 기존 지상파채널에 버금가는 방송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종편이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에서 서울지역 기준으로 8번이나 12번 채널을 부여받게 되면 시청자들은 6번의 SBS, 7번과 9번의 KBS, 11번의 MBC, 8번과 12번의 종편채널을 똑같은 지상파 방송으로 인식하며 시청하게 된다. 미디어법은 케이블TV와 IPTV 각각 30%, 49%까지 신문과 대기업의 지분 참여를 허용했다.

 하지만 커질 영향력과 달리 사업성은 다소 의문이다. OBS 경인TV 사례를 준용했을 때 종편 채널 한 개를 운영하는데 연간 4000억∼5000억원의 대규모 자본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이를 감수할 사업자가 많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재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신문사와 케이블업계 컨소시엄이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종편은 허가도 중요하지만 의무 재전송 여부가 사업 성공의 키가 될 것”이라며 “의무 재전송이 되지 않으면 기존 유료 방송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KT를 주목하라”=종편을 둘러싼 모든 시선이 조·중·동 신문에 쏠려 있지만 진출 가능성도 높고 지상파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IPTV사업자다.

 방송 권역 규제를 받지 않는 거의 유일한 유료 사업자인 이들이 만약 종편을 가진다면 방송 시장은 새로운 판으로 짜여질 수도 있다. 종편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은 크게 △신문 △CJ 등 대기업 △케이블·IPTV 방송 사업자 등으로 나눈다면 이 중 가장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쪽도 KT·SKT·LG 데이콤이다.

 전국 방송 권역을 가진 유료 방송 사업자라는 것도 그렇고 명령 체계가 확실한 대기업이라는 점도 ‘못 먹어도 고’ 해야 하는 콘텐츠 사업엔 적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방송사 한 관계자는 “방송 콘텐츠 사업은 초기 3∼4년은 밑빠진독에 물 붓기라고 보면 되고 미디어 그룹이라는 불리는 CJ도 아직 확실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특히 종편 채널의 경우 수십년간 기득권을 지켜온 지상파와의 경쟁이라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통신사들은 종편 채널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진 않다.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라는 것도 부담이고 2∼3년 전부터 영화, 만화 등 콘텐츠 투자를 지속해 왔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자기 반성도 일정 존재한다. 실제 KT는 주몽 등을 제작한 올리브나인을 인수했지만 영업 적자를 기록한 채 최근 되팔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좋진 않지만 통신사들이 콘텐츠를 무시할 순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IPTV의 경우 채널수가 절대 부족한 만큼 외부가 아니라면 내부에서라도 콘텐츠를 조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주장은 방통위의 연내 추진 의지에 힘입어 KT 종편 현실론으로 조심스레 탈바꿈하고 있는 상황이다. 콘텐츠 업계에선 HD콘텐츠에 대한 투자 여력 등을 고려해 이왕 기업이 들어올 것이라면 ‘센 놈’을 바라고 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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