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이어의 노텔 엔터프라이즈사업 인수로 국내 통신장비업계에도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어바이어와 노텔은 핵심 협력사 중심 영업이라는 점에서 양사 파트너간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직 인수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협력 업체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어바이어, 독보적 1위 부상=어바이어는 노텔 엔터프라이즈솔루션의 음성, 데이터, 정부 대상 시스템 비즈니스를 모두 인수하게 된다.
이번 인수로 어바이어는 IP기업망에서 음성전화를 사용하는 IP텔레포니 시장에서 2위 시스코와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리며 독보적인 1위 업체로 부상했다. 이미 노텔 사업부 인수 전에 어바이어는 관련 시장에서 점유율 18%로 1위를 달렸다. 2위 시스코시스템스, 3위 노텔이 각각 13%와 9%의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이번 인수로 어바이어는 제품 포트폴리오 추가는 물론 채널 파트너 네트워크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트너 구조조정이 일어난다면 살아남는 파트너는 어바이어의 시장 지배력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양사 파트너 조정에 ‘무게’=그 동안 두 회사는 소수 정예의 파트너들이 대부분의 매출에 기여해 왔다.
두 회사의 협력사들은 양사 제품만 가지고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바이어 본사 정책에 따라 회사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이번 합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현재 어바이어의 주요 파트너는 아리시스, 한솔인티큐브, 아이티에스컨버전스 등이 있다. 노텔 쪽에는 한국 내 매출 대부분을 올려주고 있는 ECS텔레콤(음성), 텍셀네트컴(데이타)이 있다.
어바이어가 인수 주체라는 점에서 일단 어바이어 파트너들은 느긋한 상황이다. 그러나 ECS텔레콤, 텍셀네트컴 등이 워낙 탁월한 영업력을 갖춘 회사라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는 않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파트너는 거의 동일한 부분에서 직접 경쟁하고 있는 업체들”이라며 “현재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감안,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노텔도 변수=L4스위치인 ‘알테온’ 사업부문을 라드웨어에 넘겨줬던 경험이 있는 LG-노텔은 이번 계약으로 200억원 이상 매출에 영향을 받게 됐다. 당장 해당 사업부문의 매출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라드웨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면 아예 해당 사업부문의 다른 파트너를 영입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반면 협력사 형태로 사업부문을 유지해 간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 파트너들도 LG-노텔과 어바이어의 협상 결과에 모든 것이 좌우될 수 있다.
양승하 어바이어코리아 사장은 “아직 최종 인수까지는 많은 법적 절차가 남아 있다”며 “파트너 정책 등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으나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기 전까지 어떤 식의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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