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경기가 곤두박질한 상황에도 2분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4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도 2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사전 예고하면서 위기에 강한 우리나라 전자기업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양대 전자업체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이 이어지면 경제 위기 조기 탈출에 청신호를 던졌다.
LG전자(대표 남용)는 글로벌 기준으로 2분기 매출 14조4974억원, 영업이익 1조1330억원을 달성했다고 22일 밝혔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기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세운 8560억원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분기 매출도 처음 14조원을 넘어섰다. LG전자 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졌지만 휴대폰과 LCD TV 수익성 개선, 에어컨 성수기 진입, 전사 비용 절감 등이 최대 실적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5개 사업본부 모두 1분기에 이어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비즈니스 솔루션(BS) 사업본부를 제외한 4개 본부가 2분기 매출에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본사 기준으로도 매출액(8조5000억원), 영업이익(7000억원), 경상이익(1조4000억원), 순이익(1조1000억원) 등 모두 2000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순이익과 경상이익은 2001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LG전자는 특히 휴대폰 점유율에서 마의 벽인 ‘10%’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강자임을 재확인했다. TV 부문 영업이익률도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 3분기(0.8%)의 6배 이상을 웃도는 ‘5.0%’를 기록하는 등 휴대폰과 TV 사업을 축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LCD TV 부문에서 올 2분기 판매량 기준으로 처음으로 소니를 앞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수익성이 낮았던 TV를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가전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부문별로는 TV 판매량이 45%가량 늘면서 홈 엔터테인먼트 사업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9% 증가한 4조5086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도 휴대폰 매출이 역대 최고인 4조8769억원, 영업이익이 5375억원을 기록했다. 가전(HA) 사업은 선진 시장 수요 감소로 달러 기준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4% 줄었지만 원화 기준 매출은 2조3388억원으로 10% 늘었다. 에어컨(AC) 사업은 유럽·CIS 지역 부진에도 아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의 상황이 좋아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 늘어난 1조7199억원을 기록했다. 비즈니스 솔루션(BS) 사업은 수요 감소로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1조159억원을 기록했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CFO)은 “3분기도 전체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 것”으로 예상했으며 “수익성도 지난해 3분기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에 이어 24일 실적을 공개하는 삼성전자도 올 2분기에 국내외 시장을 합친 연결 기준으로 매출 31조∼33조원, 영업이익 2조2000억∼2조60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는 전망치를 이달 초 공개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29조1000억원)과 영업이익(2조4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실적이 원래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은 1분기에 9800억원 적자를 냈던 반도체와 LCD 부문이 흑자로 돌아서고 TV와 휴대폰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였기 때문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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