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낮은 실업률 국가군에 포함돼 있지만 가용인력의 활용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고용률이 하위권을 맴돌고 있어 고용 사정을 낙관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기획재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7년 기준 우리나라 고용률은 63.9%로, 30개 OECD 회원국 중 고용률 순위가 하위권인 21위에 랭크됐다. OECD 평균치 66.7%였다.
반면 2007년 한국의 실업률은 3.2%로, 아이슬란드(2.3%), 노르웨이(2.5%)에 이어 실업률이 세번째로 낮은 국가였다. 올해 실업률 역시 3.9%로, 노르웨이(3.7%)에 이어 두번째로 실업률이 낮은 국가로 전망됐다.
통상 실업률이 낮으면 고용률이 높을 것이라는 관념을 깨고 우리나라는 저(低)실업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고용률이 세계 평균에도 못 미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실업률과 고용률을 계산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의 비율을 나타내는 반면 실업률은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가운데 비경제활동인구를 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즉, 취업자 수가 동일할 경우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을수록 고용률은 떨어지는데, 우리나라 고용률이 OECD 평균보다 낮다는 것은 그만큼 비경제활동인구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한국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32.9%로, OECD 평균인 27.7%보다 높았다.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는 대부분 20% 이내였고,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폴란드, 멕시코, 헝가리, 터키 등 동유럽국가나 개발도상국이었다.
비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으로서, 일할 의사가 없거나 노동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가정주부, 학생, 연로자, 교도소 수감자 등을 포함한다.
전문가들은 고용상황을 평가할 때 실업률이 아닌 고용률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용인력의 활용도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고용률이 실업률보다 더 정확한 상황을 보여주기 때문에 한국의 실업률이 낮다고 해서 고용사정이 좋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OECD는 고용사정을 판단할 때 실업률보다는 고용률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고용률이 낮다는 것은 고용상황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
성별로는 남성의 고용률이 74.6%인 반면 여성 고용률은 53.2%로서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5~25세 고용률은 25.7%로 30개 국가 중 26위, 26~54세 고용률은 74.0%로 27위 등 최하위권이었지만 55~64세의 경우 60.6%로 상위권인 8위를 기록, 고령층의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 이규용 동향분석실장은 “여성 인력 활용도가 매우 낮아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령층 고용률이 높은 것은 결국 사회보장 시스템이 미흡하고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낮아 은퇴를 늦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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