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구글의 크롬 운용체계(OS) 출시 소식에 비아냥 섞인 냉소를 퍼부었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스티브 발머는 뉴올린스에서 열린 월드와이드 파트너 콘퍼런스(WPC)에서 연설 중, 구글의 크롬 OS가 ‘흥미롭긴 하다’는 애매한 반응을 보였다.
“구글의 입장을 존중한다. 크롬 OS는 꽤 흥미롭다(interesting)”는 발언이 그것이다. 일부러 단어를 신중히 고른 듯한 말투로 ‘흥미롭다’고 표현한 대목에서 청중들은 발머의 의도를 읽은 듯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누가 구글 크롬의 실체를 알 것인가” “일년 반은 지나야 출시될 OS를 벌써 공개해 버렸다”는 말은 구글이 실체도 없는 OS를 성급히 공개했다는 비웃음으로 들렸다. “OS는 하나면 됐지, 사용자들은 두 개의 OS를 필요치 않는다”며 MS의 독점체제를 옹호하는 말도 쏟아냈다.
구글은 지난 8일 PC용 OS ‘크롬’을 개발 중이며 내년께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존 구글이 제공했던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에서 이름을 따 인터넷 이용에 최적화한 OS를 만들 계획이다. 수십년 간 OS 시장을 독점해 온 MS를 정조준했다.
외신은 “스티브 발머가 혹평했던 애플 아이폰이 시장에서는 대성공을 거둔 것처럼 그의 예측이 빗나간 적인 종종 있었다”면서 “발머의 능청스러운 반응에도 불구하고 MS는 구글의 도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MS는 구글의 온라인 문서프로그램 ‘구글 닥스’를 의식해 기존에 유료로 공급했던 MS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온라인에 한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구글을 의식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5월에는 검색 엔진 ‘빙(Bing)’을 출시해 검색 황제 구글의 아성에 도전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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