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지방시대, R&D 허브를 꿈꾼다] 17. 영진전문대 하이스피드 초정밀금형 지역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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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금형산업의 수출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15억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수출의 30%가 금형 최강국인 일본에 몰릴 정도로 기술력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한다.

 지난해 국내 금형 생산액은 5조2000억원.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지지만 생산액만으로 볼 때 세계 5위권에 속한다. 지난 3월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금형 및 관련기기전시회에서 해외 50개 기업과 수출상담을 벌여 세계시장에서 한국 금형기술의 위상을 확인했다.

 금형산업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60%가 몰려 있다. 수도권 다음으로 대구경북지역이 28%로 많은 편이다. 대구지역의 경우 성서공단과 3공단, 이현공단 등 주로 공단을 중심으로 약 530여 개 금형가공업체가 분포됐다. 5명 이하 영세업체가 130여 개에 이른다.

 지역의 영세한 금형업체들은 생산기반이 취약하고 자금여력이 없어 고부가가치 생산설비를 갖추는데 한계가 있다. 금형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의 근간임에도 대다수 금형업체들은 낡은 생산설비와 경험에 의존하는 제작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더욱 정밀(초정밀)하고 빠르게(초고속) 금형을 만들어내는 기술이야말로 우리나라 금형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지역혁신센터(RIC)로서는 유일하게 전문대에 설치된 영진전문대 하이스피드 초정밀금형 지역혁신센터(소장 연규현)는 금형산업에 IT를 접목, 초정밀화와 초고속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지난 2003년 8월 지역기술혁신센터(TIC)로 선정된 후 2006년 3월 RIC로 전환해 지난 6년간 지역 금형업체에 실용화될 수 있는 금형기술을 수혈해 왔다. 오는 2013년까지 국비 63억8000만원과 지방비 19억8000만원 등 총 216억여 원이 투입돼 금형관련 고가장비 구축 및 인력양성, 연구개발(R&D)을 수행한다.

아이디어만 있고 장비와 기술이 없는 업체가 센터를 찾아오면 설계부터 목업(Mock-up) 제작, 시제품 제작, 양산금형제작, 수출지원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받는다.

 이 같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은 역시 영세 금형업체들이 쉽게 갖출 수 없는 첨단 장비들 덕분이다. 초음파가공기와 고속스핀들 진동분석장비, 머시닝센터, 다축복합가공기 등 총 11종의 첨단 고가 장비가 있다. 장비 구축비만 지금까지 40억원을 들였다. 기존 구축 장비까지 합치면 RIC사업비의 40%가 장비인 셈이다.

 센터가 특히 장비구축에 심혈을 쏟은 이유는 초정밀과 초고속 금형제작을 위해서는 첨단 장비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첨단장비와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있어야만 제품개발 및 향상, 단납기 개발이 가능하다.

 센터는 주로 대구경북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과 전자부품, 광학분야 금형 기술 지원에 주력한다. 자동차 연비개선 향상을 위한 경량화 요구에 맞춰 부품 플라스틱화를 위한 제품설계 및 사출성형, 금형설계, 가공 업무를 수행한다. 아울러 초정밀 가공을 위해 항온항습실을 구비하고 나노급 제품 표면 조도를 얻을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해 레이저 절단장비의 광학부품 국산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6년간의 RIC 성과도 적지 않다. 장비활용의 경우 총 381개 기업이 3526회를 이용했다. 이를 통한 장비수수료만 6억 원이 넘는다. 연구개발건수는 37건으로 14개의 산업재산권 출원, 4건의 산업재산권을 등록했다. 기업 10곳에 10개의 기술을 이전했다. 인력양성사업으로 240개 기업, 360여 명을 대상으로 금형기술교육을 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