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포럼] 평양과기대학 중심으로 남북 지식산업 협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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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측 고위층으로부터 평양과학기술대학의 준공식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실용정부로 들어서서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정치적 상황에 따라 개교소식이 번복되면서 미뤄 왔던 준공식이다. 지난 2001년에 평양 남부에 터를 닦기 시작한 지 8년 여가 지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33만평의 용지에 본관·기숙사·연구소·식당·복지관·산업센터·88개의 방을 갖춘 게스트하우스 등 18개동 건물이 완공됐고 24시간 난방과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된다. 이 대학은 민족의 미래를 위해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북한의 우수한 젊은이를 가르치고 연구시켜 신기술과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게 한다는 점에서 남북이 함께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는 곳이다. 그래서 미래에는 국내 과학기술연구소들이 들어가 산학연 협력을 위한 지식산업 복합단지를 운영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 이후 모든 남북교류가 개성공단 운영만 빼고 중단됐다. 냉전체제 종식 이후 지구상에 남은 유이(唯二)한 분단 지역인 한반도와 중국의 극적인 변화가 과거와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양안이 민간 단체를 앞세워 경제회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는 정부가 나서면서 서로의 ‘정책’과 ‘원칙’을 중시하다가 관계만 악화됐다. 최근 대통령이 중도강화론을 내세우고 있다. 중도론은 힘에 의존하는 대결이 아니라 실용과 유연성, 상생, 공존의 정신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다. 지금 전 세계는 남북관계와 양안관계 변화를 냉정하게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과 대만은 자기네와 똑같이 전쟁을 치렀던 남북의 지도자가 두 차례나 정상회담을 할 때는 관계가 냉랭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실용노선의 마잉주가 대만 총통으로 취임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취임 후 양안 고위급 회담이 개최되면서 통상·통항·통우의 3통이 실현됐다. 양안의 극적인 관계개선과 교류·협력을 차이완(Chiwan, China+Taiwan)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제시한 3통(통신·통행·통관)과 유사하면서도 실용정부 1년 6개월 동안 급격하게 얼어붙은 남북관계와는 대조를 이룬다.

 이 대통령은 민간 경제계 출신이다. 현대건설 회장과 서울 수도 시장을 거치면서 보수 야당 후보로서 경제 살리기를 대선공약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대통령은 중도강화론을 전면적인 국정운영의 기조로 내세우고 실용·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과거 정치인과 관료를 앞세운 협상보다는 앞으로 남북관계를 ‘정부보다는 민간’ ‘정치보다는 경제’ ‘전체보다는 부분부터’라는 현실적이고 유연한 교류원칙을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이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중도강화론은 민간 창의력에 의한 협력교류부터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이 대통령 후보시절 선거전에서 유권자에게 제시한 비핵, 개방, 3000을 바꾸어서 과학기술협력, 안정, 번영으로 제시했으면 한다. 그 첫 단추로서 평양과학기술대학의 개교가 추진돼야 한다. 개교식에서 남북의 대표가 나란히 테이프 커팅을 한다면 역사에 남는 세기의 이벤트가 될 것이다. 더불어 평양과학기술대학 개교와 더불어 지식산업복합단지를 통해 북한의 우수한 인력을 활용해 남북이 함께 일하고 수익을 나눌 수 있는 남북협력 고부가가치 창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기업도 경쟁력이 생기고 북한의 고급 인재 발굴과 지원을 받게 된다. 이 밖에 평양과학기술대에서 진정한 과학기술 교류로 공동 연구개발을 한다면 한민족 전체의 후세 일자리와 더불어 한반도의 미래 번영이 약속된다.

최성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sstar@n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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