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협의 과정과 국회에서 조정이 이뤄지겠지만 연구개발(R&D) 예산은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9일 각 부처의 내년 요구 예산 및 기금 요구안을 공개한 기획재정부는 R&D 부문 요구가 타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에 대해 “R&D는 미래를 대비하는 신성장동력이고 앞으로 먹을거리를 제공해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부처의 내년 요구 예산 및 기금 요구안에 따르면 R&D 분야는 올해 본예산보다 9.7% 증가하며 보건·복지·노동 분야(10.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R&D 분야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11.4%로 산업·중소기업(28.5%), SOC(26.0%), 환경(14.1%)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비록 증가율은 둔화됐지만 타 분야 증가율이 주춤한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증가세를 유지한 것이다.
정부는 올해 초 R&D투자전략도 종전의 선진국추격형(Catch-up)에서 기초·원천기술을 중심으로 한 창조형(Leading-up) 전략으로 전환하고, 친환경 녹색기술을 기반으로 한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키로 한 바 있다.
이 같은 마스터플랜은 내년 R&D 예산에서도 그대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R&D 부문이 증가세를 유지한 것은 신성장동력 사업 등에서 1조2000억원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정부는 이 같은 증가세를 유지하면 2012년에 R&D 예산을 16조6000억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의 예산 요구는 16.2% 감소했다. 내년 경기가 일정 부분 정상 궤도에 오른다는 판단에 따라 소관 부처에서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기관 출자, 정책자금 예산을 올해보다 줄인 결과다. 대표적으로 신·기보 정책자금 지원은 2조6000억원 감소했다. 그동안 금융난을 겪는 중소기업의 도우미 역할을 해 왔던 신·기보 자금이 감소하면 중소기업 지원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생기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가 예산을 과다하게 요구하는 관행을 탈피, 예산 요구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각 부처의 2010년 예산안 및 기금 요구액은 298조5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284조5000억원보다 4.9% 증가했고, 추가경정예산까지 포함한 예산 301조8000억원보다는 1.1% 감소했다.
류성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요구증가율이 5% 이하로 떨어진 것은 근래 들어 처음 있는 일”이라며 “2005년 예산당국이 예산한도를 정해주면 그 틀 내에서 각 부처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총액배분·자율편성(Top-down) 제도를 도입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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