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반복되는 단순 업무들에 사로잡혀 고객관계관리(CRM) 비전을 그저 ‘해보면 좋은 것’ 정도로 생각하는 회사들도 있다. 반면 CRM 비전이야말로 사업 성공의 핵심 요소라고 여기는 회사들도 있다. CRM 비전을 경시하는 전자와 같은 기업들은 CRM 비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후자와 같은 기업들에 고객을 뺏길 수 있다.
시장 지배를 넓혀 수익과 이윤을 늘리고 고객 이탈을 방지하며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면 CRM의 기본 원리들을 제대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반드시 CRM 비전을 확립해야 한다. CRM 비전 확립은 직원이나 조직에 전해지는 고객 중심 경험과 연관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경험은 고객에게 가치, 요구에 대한 만족 그리고 회사와 고객간의 끈끈한 관계를 형성해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CRM 비전은 고객과 상호작용을 통해 얻은 경험을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과 잘 연관 지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결과로 얻어진 고객 경험을 CRM 비전에 잘 반영시킬 수 있다. 비전이 없다면 사업이 성장 발전한다 하더라도 단순한 경영 업무의 성장에만 국한되어 버릴 것이다. CRM 비전은 한 번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재구매를 하고 나중에는 다른 제품까지 구입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관리토록 해 준다.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핵심요소를 지켜야 한다.
CRM 비전은 미래의 트렌드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잘 파악할 수 있는 경영진에 의해 탄생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량 있는 경영진은 고객의 경험이 기업의 판매고와 연결되어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경영진에는 △이사급까지 지원할 수 있는 투자자 △여러 업무가 동시에 주어졌을 때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예산 범위 내에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매니저 △인맥이 뛰어나고 평판이 좋아 조직 이미지 제고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지도 있는 인물 등이 있는데 이러한 인물은 조직의 임원진들이 모두 찬성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능력있는 경영진은 회사만의 고유한 특성을 만들어 내고 이를 모든 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들이 고객을 대할 때 각자 자신이 이해한 방식대로 회사의 이미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다. 또한 경영진은 비전의 나머지 요소들에 대해서도 의미를 정립하고 그 의미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때 비전에 동의하지 않거나 개념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단순히 직원들에게 비전을 전달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이럴 경우 결국 고객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영진을 역량있는 인물들로 구성하는 것은 CRM 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때때로 영업팀장, 마케팅팀장, 고객만족팀장과 같이 어떤 한 사람이 고객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들 3명의 팀장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빠진다면 CRM 비전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을 잘 이해한다거나 제대로 된 고객 응대를 할 수 없다.
고객은 기업과 매일 관계를 맺으면서 이전의 경험, 개인 정보, 기업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통해 기업이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고객을 대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그러므로 경영진은 고객의 반응을 바탕으로 기업의 특성이 결정되도록 할 것이 아니라 경영진 스스로가 기업의 특성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고객 접점에 있는 직원들만이 아니라 전 직원 모두가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 등의 경로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도 끌어올려야 한다.
고객 경험은 CRM 핵심 개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고객 경험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정립해 놓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이를 반영시켜야 한다. 한 예로 패스트푸드를 먹는 사람들은 패스트푸드가 ‘빠른 음식’이라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므로 패스트푸드 업체는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서 이를 개선시키고 있다. 그러나 신속함이라는 하나의 목표 때문에 음식의 질과 같은 다른 고객 경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고객 중심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CRM 비전 수립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즉, △고객과 관계를 넓히기 위해 관계의 깊이와 폭 확장 △전달 경로에 대한 비용은 줄이고 경쟁자에 대한 진입장벽 강화 △브랜드 이미지 제고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 제고 등을 CRM 비전에 반영해야 한다.
직원들은 업무 처리 과정이나 업무와 관련된 기술이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 고객 관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 직원들은 회사의 CRM 실행 과정에 결점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러한 부분을 수정해서 업무를 처리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위에 소개한 CRM 관련 주요 지침들을 현장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거나 CRM에 대한 교육을 하지 않는다면 CRM 비전은 확립될 수 없다.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기업 문화는 조직의 업무 처리 체계, 정책, 고객 경험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꾸준히 개선시킬 수 있는 시스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회사가 고객 경험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노력을 무시하거나 축소시킬 경우 CRM 비전은 제대로 실행될 수 없다. 기업의 경영진은 고객이 중심이 되고 위에 제시한 지침들에 부합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진알바레즈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 gene.alvaraez@gart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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