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멀티미디어와 인터넷의 급진적인 확산으로 정보화가 우리의 안방에까지 스며들었다.
1990년에 세계적으로 100만명이던 인터넷 인구가 지금은 우리나라만도 3000만명에 달했다. 이와 같은 정보화 물결은 우리의 산업 구조를 제조산업에서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바꾸고 있으며 우리의 사회 역시 유비쿼터스 사회로 변환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1940년대 중반 이 세상에 태어난 디지털 컴퓨터의 급진적인 발달에 기인한 것이다. 더욱이 컴퓨터가 통신망과 접목되면서 정보의 교류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신속하게 이루어지게 됐다. 사실 컴퓨터나 정보통신의 위력은 대단하다.
1960년부터 컴퓨터와 더불어 생활해온 나는 컴퓨터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누구보다도 몸소 체험해 본 사람이지만 반면에 컴퓨터와 인터넷의 오용과 남용 그리고 악용도 많이 봐왔으며 그것이 인류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도 잘 알게 됐다. 그리해 1990년 포항공과대학교에 부임해서 바로 ‘컴퓨터와 사회’라는 과목을 개설해 정보통신기술의 공헌과 함께 역기능을 강의하며 21세기 유비쿼터스 사회를 이끌고 갈 청소년의 윤리도덕 중요성을 강조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범국가적으로 확산돼야만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인터넷 윤리는 어려서부터 교육해야만 효력을 발생한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지만 윤리 의식이 결여될 때 불건전 정보유통, 사이버 명예회손, 개인정보 침해, 게임중독 등과 같은 인터넷 역기능으로 인터넷 망국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달 중순 인터넷 윤리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사)한국대학총장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사)인터넷윤리실천협의회가 주관한 본 심포지엄의 목적은 인터넷 윤리의식을 위한 효율적인 교육 및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 인터넷윤리 교육강화 등 적극적인 사회적·정책적 활동을 촉구함에 있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심포지엄에서는 두 편의 주제 발표와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졌다. ‘인터넷 윤리교육 활성화 방안’의 주제 발표에서는 ‘누가 나쁘고, 어떻게 해결할까’에 대한 인터넷 윤리교육 방향 제시, 감성적 태도, 실천적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방법론 제시, 청소년 대상의 인터넷 윤리교육 개념에서 벗어나 교육 대상 확대, 그리고 방과후 활동, 유아교육, 사회복지관교육, 대학 전공교육 강화 등 교육에 관한 제안이 개진됐다. ‘인터넷윤리 정착 및 확산 방안’의 주제 발표에는 콘텐츠 신뢰확보 확인 절차를 구성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 대상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사실 검증 운영사업자 인증화’ 제시, ‘인터넷권익위원회(가칭) 설립을 통한 개인의 인터넷 피해구제’ 제시, ‘녹색인터넷 인프라’ 공간 구축을 통한 정보 소비자와 공급자 연결, 정보통신산업진흥기금의 부과징수 확대 및 인터넷 윤리 사용용도 명시를 통한 ‘인터넷윤리진흥기금(가칭)’ 조성 그리고 비영리단체 위주의 인터넷 환경개선 운동인 ‘녹색디지털문화운동(가칭)’ 전개 등이 제안됐다. 연이어 있는 패널토의에서는 인터넷윤리 평생교육, 인터넷피해 구제방안, 인터넷윤리 연구, 그리고 인터넷윤리 의식제고에 대한 열띤 토론이 전개됐다.
본 심포지엄에서는 인터넷윤리 기본강령도 선포됐는데 그 내용을 보면 첫째, 인터넷상에서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한다. 둘째, 인터넷윤리의 소중함을 깨닫고 윤리실천의 책임을 다한다. 셋째, 인터넷상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넷째, 인터넷이 건전한 정보의 생산·유통·활용의 장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온 국민이 인터넷윤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신혁명으로 이어져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인터넷윤리 강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찬모 한국연구재단 이사장/parkcm@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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