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 설비 활용 길 넓어진다

　앞으로 KT를 포함한 기간통신사업자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한국도로공사 등이 보유한 관로와 전주·공동구 등의 설비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 이와 함께 각종 시설관리기관이 보유한 설비 등의 효율적 활용 및 관리를 위해 별도의 전문기관이 지정된다.

　정병국 의원(한나라당·대표 발의)을 포함한 13명의 여·야 국회의원이 설비 제공 대상 기관 확대 및 설비 활용 촉진 등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마련, 입법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설비를 제공해야 하는 사업자를 기간통신사업자에서 ‘기간통신사업자 및 시설관리기관’으로, 제공 대상 또한 전기통신 설비에서 ‘설비 등’으로 확대하도록 규정했다.

　통신사업자가 통신망을 확충하거나 고도화하기 위해 다른 전기통신사업자의 설비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 및 한국도로공사·지방자치단체·지방 공기업 등이 소유한 관로·전주·공동구 등의 설비를 이용할 필요가 있는데도 관련 규정이 없는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기간통신사업자 또는 도로와 철도, 지하철도, 상·하수도, 전기설비, 전기통신회선 설비 등을 건설·운용·관리하는 기관(시설관리기관)은 다른 전기통신사업자가 관로·공동구·전주 등의 시설 제공을 요청하면 협정을 체결해 제공해야 한다.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전기통신사업자 및 시설관리기관의 설비 제공 범위와 조건·절차·방법, 대가의 산정 등에 관한 기준을 고시하고 시설관리기관 설비에 대한 자료를 방통위에 제출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자료제출 명령에 응하지 않거나 허위로 자료를 제출하면 과태료를 받는다. 전문기관의 지정 및 업무처리 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도 방통위가 정하도록 명문화했다.

　정병국 의원실 관계자는 “기존 설비의 이용 촉진을 도모하고 시설관리기관 간 중복 투자를 최소화하도록 하는 게 개정(안)의 주요 골자”라며 “기간통신사업자는 물론이고 학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방통위와도 의견을 조율했고 해외 선진 사례도 풍부하게 검토했다”며 입법화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존 기간통신사업자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 등의 설비를 방통위가 현황을 파악하고 각종 설비 공동 활용에 필요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