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아론 가트너 CIO리서치그룹 부사장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기업이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고정보책임자(CIO)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강력한 협조가 절실해졌다. 그러나 CIO와 CFO의 강력한 협조는 쉽지 않다. 이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다. 바로 CIO와 CFO의 마인드 차이다.
CIO와 CFO는 기업의 경제적 문제와 기업 아키텍처를 연계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회계 심사가 강화되면서 IT 결정이 CFO의 최종 예산 승인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따라서 두 사람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CIO와 CFO는 한 집안의 집사처럼 기업의 중요한 자산 일체를 관리하는 스튜어드다. 그런 만큼 기업 전체에 걸쳐 수평적 역할을 맡고 있으며 책임도 서로 비슷하다. 기업 운영 상 두 사람의 상호작용은 주로 IT자금 조달과 그러한 재정적 기능을 뒷받침하는 정보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호 작용만을 바탕으로 한 관계로는 부족하다. 그런 관계는 오히려 기업의 퍼포먼스를 관리하고 개선해 나가는 두 임원의 능력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CIO와 CFO는 서로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기업의 퍼포먼스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CIO와 CFO가 서로 협력하기 위해서는 시각과 가치, 위기에 대한 접근 방식을 공유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서로의 스타일도 연계시켜야 한다. 따라서 CIO와 CFO가 협력을 통한 퍼포먼스를 높이기 위해서는 각각의 비즈니스 성공에 대한 관점을 이해하고 그것을 연계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CIO는 IT역량을 높이는 데 관심을 두고 있지만, CFO는 경제적인 부분에 관심이 높다. 다시 말해 CFO는 재정적인 측면을 항상 염두에 둔다는 말이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CIO와 CFO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 이를 통해 매트릭스, 레버리지 포인트, 타이밍, 민첩성, 역량, 재정 구조에 초점을 맞춰 해당 문제에 대한 각자의 관점을 공유해야 한다. 여기서 CIO는 IT이니셔티브에 대해 간결하게 설명하고 그것을 ‘유일한 대안’이 아니라 옵션이라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CIO와 CFO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 관계가 창출되면 기업의 가치는 향상될 수 있다.
CIO와 CFO 간의 강력한 협력 관계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CFO를 통한 집행 영향력 강화다. CFO는 업무 집행위원회와 이사회 등 고위층에 대해 높은 접근성, 신뢰도, 영향력을 갖고 있으므로 규모가 큰 IT 투자를 요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그러한 거버넌스 집단들이 IT에 대해 보다 현명한 결정을 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현업과 유연한 관계 형성이다. CIO와 CFO 간에 신뢰가 형성되면 대부분의 경우 서로에 대한 태도가 유연해질 뿐 아니라 미심쩍은 점이 있어도 선의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딱딱하고 공식적인 기획에 내재된 문제가 완화되고 커뮤니케이션 부담이 줄어든다.
셋째, 전략적 기획에 집중할 수 있다. CIO와 CFO가 비즈니스 모델, 비즈니스적 우선 과제 그리고 서로의 역할에 대해 이해하면 전술이나 운영 상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적인 전략적 기획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정보와 IT의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가트너가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아태지역에서 CFO에게 보고하는 CIO의 비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09년에는 CFO에게 보고하는 CIO가 1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2012년에도 동일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이 수치는 전 세계 평균치에 비하면 매우 낮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CFO에게 보고하는 CIO의 비율은 24%다. 반면 CEO에게 보고하는 CIO는 아시아 지역은 54%, 전 세계적으로는 38%다.
CIO가 누구에게 보고하는지를 결정하는 요인은 CEO의 주요 관심사가 무엇인지와 IT의 역할에 대한 인식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가 기업 성공에 매우 중요한 경우, CFO가 파이낸스에 집중하는 경우(따라서 덜 전략적인 경우), IT가 비교적 안정돼 성숙 단계에 접어든 경우에는 CIO가 CFO에게 보고하는 체계는 바람직하지 않다. 반면, CIO가 CFO에게 보고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경우는 IT가 미성숙 단계에 있거나 CEO가 대외적 활동이 너무 많거나 또는 직속 보고 라인이 많은 경우다. CFO가 IT의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있으면서 다방면에 능력이 있는 경우도 CIO가 CFO에게 보고할 수 있다.
IT 기초가 탄탄한 상태에서 CIO가 IT역량을 높이고자 할 경우, CFO에게 보고하는 체계는 CIO에게 장애가 될 수 있다. 실제로 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CIO 중 65%가 IT 외의 영역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반면, CFO에게 보고하는 CIO는 IT 외 영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비중이 45%에 불과하다. 또 CFO에게 보고하는 CIO는 CEO에게 보고하는 CIO보다 이사진 및 고위경영진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매월 하루씩 적다.
물론 CFO에게 보고하는 CIO가 무조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CIO가 창의적인 계획을 수립해 CIO의 역량을 보다 충분히 인정받을 수도 있다.
dave.aron@gart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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