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IT 저력을 또 한 번 인정받았다. IT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모바일 디지털TV(ATSC-M/H) 칩을 LG전자가 처음으로 양산한다. 그것도 새로운 표준을 주도하면서 시장을 개척한 것이기에 더욱 뜻깊다. 삼성전자도 칩 양산을 준비하고 있어 한국의 IT 쌍두마차가 미국 시장을 질주하는 모습이다.
미국 모바일TV 시장은 퀄컴의 미디어플로(MediaFLO)가 주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15달러의 유료서비스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LG전자가 칩을 양산하는 모바일DTV는 무료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수익구조도 방송사가 이통사로부터 이익을 분배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광고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사용자 쪽에서는 무료라서 좋고, 공급자 쪽에서는 더욱 큰 매출 구조를 갖고 있어 좋다.
광활한 미국 IT 시장을 한국의 대표 IT업체들이 주도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즐거움이 있다. 삼성과 LG는 선의의 경쟁을 넘어 과열된 경쟁관계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해외시장에서 출혈경쟁을 보이는 일도 예사였다. 일본 기업들이 똘똘 뭉쳐 세계시장을 개척할 때 한국기업들은 각개전투로 험로를 걸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다르다. LG전자가 먼저 양산체계를 갖추고 이어 삼성전자가 양산을 준비하는 등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시장이 과열되면 상황은 또 달라지겠지만 모쪼록 시장을 분할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컨버전스(융합) 시대를 맞아 앞으로 IT 시장은 대형 프로젝트의 동반사업으로 커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협업이 중요하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번 미국 모바일DTV 칩 양산을 시작으로 ‘공생의 한국 IT사업’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 다양한 OS환경 고려한 제로 트러스트가 필요한 이유
-
2
[보안칼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 방안
-
3
[ET시론]2050 탄소중립: 탄녹위 2기의 도전과 과제
-
4
[ET시론]양자혁명, 우리가 대비해야 할 미래 기술
-
5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2〉락앤락, 생활의 혁신을 선물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
-
6
[황보현우의 AI시대] 〈27〉똑똑한 비서와 에이전틱 AI
-
7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6〉산업경계 허무는 빅테크···'AI 신약' 패권 노린다
-
8
[여호영의 시대정신] 〈31〉자영업자는 왜 살아남기 힘든가
-
9
[ET톡] 지역 중소기업
-
10
[기고]딥테크 기업의 규제 돌파구, 연구개발특구 규제샌드박스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