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캐피털호텔에서 열린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와 미국 그리드와이즈얼라이언스(GWA)간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식. 본지 6월 16일자 1면 참조
공동 투자포럼과 동시에 개최된 이 행사의 숨은 공로자는 따로 있었다. 한국IBM의 손일권 통신·전력 산업총괄부문장(전무·사진)이 주인공이다.
현재 GWA의 회장사는 IBM. 회장인 구이도 바텔스는 IBM의 글로벌에너지부문 사장이다. 바텔스 사장은 손 전무가 지난 2003년 IBM 본사 근무시절부터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 일해 온 동료다. 설립 한 달도 채 안된 한국의 스마트그리드협회가 IBM·구글·GE 등 초대형 기업들이 즐비한 전미 스마트그리드협회격인 GWA와 협약을 맺을 수 있었던 것도 두 사람간의 이같은 인연에서다.
손 전무는 “양쪽을 오가며 심부름 정도를 했을 뿐”이라고 하지만, 이번 양국 협회간 행사가 무탈히 이뤄질 수 있었던데에는 손 전무의 막후 노력이 컸다는 게 지식경제부와 협회 측 설명이다.
IBM은 이미 미국내 전력업계 사이에서는 IT업체라기 보다는 종합 에너지 컨설팅 기업으로 정평이 나있을 정도다. 그만큼 산업의 조류를 빨리 읽고 일찌감치 준비해온 결과다. IBM 본사는 솔루션개발과 정책자문, 업계 리더십 발굴 등을 근간으로 하는 ‘IUN(Intelligent Utility Network)’을 프레임워크로 개발, 이를 한국IBM 등 전세계 IBM에 동시 적용하고 있다.
손 전무는 “미국 에너지부(DOE) 등과 공동으로 스마트그리드 시범사업인 ‘올림픽 페닌슐라 프로젝트’(Olympic Peninsula Project)를 시행해본 결과, 25% 가량의 전력량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IBM 본사는 이 프로젝트에 스마트계량기 등 각종 하드웨어와 서버, 미들웨어 등을 공급했다.
IBM은 향후 4∼5년내 스마트그리드 부문에서만 1000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손 전무는 “그동안 물밑 준비를 차분히 해온만큼, 한국 시장에서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호주 RMIT대학 출신인 손 전무는 브리티시 텔레콤과 알카텔·싱가포르 텔레콤·IBM 본사 등을 거쳐, 지난 2006년부터 한국IBM에서 근무중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