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전자여권 사업 주도권 대결

2011년 세계적으로 1억4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전자여권 칩과 운영체제 시장을 놓고 삼성과 LG의 맞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우리 정부의 제2차 전자여권 e-커버 사업자 선정 입찰에는 4개사가 참여했던 1차 때와 달리 삼성SDS와 LG CNS만 응찰해 양사의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2차 전자여권 e-커버 사업은 전자여권에 들어가는 칩과 운영체제를 담는 전자여권용 표지 400만 개를 한국조폐공사에 납품하는 것이다.

2007년 8월 1차 사업자 선정 때는 두 회사 외에 SK C&C, 현대정보기술이 참여했는데, 칩 부문에선 삼성전자와 인피니온, NXP가 경쟁했고, 칩 운영체제(COS)에서는 젬알토, TCOS 등이 각축전을 벌였다.

1차 사업은 인피니온, 젬알토와 파트너로 참여했던 LG CNS가 수주했다.

전자여권 핵심 부품인 칩과 칩 운영체제를 외산업체가 수주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보안기능 인증을 획득한 제품으로 입찰을 제안해 당시 인증을 추진 중인 국내 업체의 참여를 원천 봉쇄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2차 사업은 외형상 삼성SDS와 LG CNS의 맞대결로 좁혀지게 됐지만, 칩 부문과 COS 부문에선 삼성SDS와 손잡은 삼성전자와 LG CNS와 제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피니온, NXP, 젬알토, TCOS 등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이다.

1차 때 탈락한 삼성SDS와 삼성전자는 전자여권을 도입한 국가가 전 세계적으로 36개국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을 국산업체가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LG CNS는 인피니온과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이번에는 자체 개발한 COS를 들고 입찰에 참여하는 등 외산 논란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술력은 비슷하므로 결국 가격의 차이로 업체가 선정될 것이라는 게 1차 선정업체들의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여권 사업은 당장 눈앞의 수익보다 전 세계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입찰 과정에서 물밑 신경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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