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종 2등주 약진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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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만한 아우 있다.’

 올해 정보통신(IT)업종 대표주보다 2등주 약진이 돋보였다.

 20일 전자신문이 최근 3개월 동안 IT업종 대표주와 2등주의 주가등락 현황을 조사한 결과, 2등주인 LG전자·KT의 주가가 대표주인 삼성전자·SK텔레콤보다 크게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상승하면 업종대표주가 가장 많이 오른다는 속설이 맞지 않는 셈이다.

 전기·전자업종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월 20일 기준 46만7500원에서 21.3%가 올랐다. 2등주인 LG전자 주가는 58.7%가 올라 더 큰 상승폭을 보였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주가 급락장 속에서도 튼튼한 기초체력을 과시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2008년 5.58% 하락했지만 LG전자는 10.60% 하락해 1등주가 선방한 바 있다.

 구인회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전자는 최근 핸드셋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 성공과 가전, LCD TV의 판매 호조가 나타나고 있어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함께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업종에서도 대표주자인 SK텔레콤 주가는 지난 3개월 간 6.4% 하락한 데 비해 2등주인 KT는 1.5% 상승하며 통신업종 약세장 속에서 선방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이 17.67% 하락하고 KT는 14.42% 떨어졌던 것보다 더 큰 격차다. KT와 KTF 합병으로 영업구조가 통폐합되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개별 그룹의 호재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지금과 같은 반등기에는 덩치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의 주가가 1등주보다 빠르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기 때문에 가격이 싼 종목이 주요 타깃이 된다는 설명이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동일한 움직임을 보이던 업종 내 1, 2위 우등생들이 투자심리가 호전되기 시작한 3월 이후 행보를 달리해 왔다”며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대한 속도조절이 이루어지고 있어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업종 2등주의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