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이 국내 최초로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를 적용한 ‘그린 빌리지’와 ‘그린 팩토리’를 만든다. 전기소모를 줄이는 스마트 그리드의 시범사이트를 직접 구축해 전력IT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이다.
LS산전(대표 구자균)은 지난 15일 청주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연말까지 마을과 공장 단위에 스마트 그리드를 적용하는 그린 빌리지, 그린 팩토리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구자균 LS산전 사장은 “스마트 그리드는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 현실화된 사례가 없다”면서 “실제 마을과 공장에서 전력IT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시범사이트를 구축해 녹색성장의 이정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LS산전은 올초 가정 단위에 초보적 전력IT기기인 스마트 미터를 적용한 것만으로 6∼13%의 절전효과를 거둔 바 있다. 스마트 미터는 한달에 한번 전기요금 고지서를 알려주는게 아니라 아파트의 실시간 전기요금, 누진상태 등을 거주자에게 알려준다. LS산전이 새로 구축할 그린 빌리지는 집집마다 실시간 전기요금을 알려주는 단계를 넘어 연료전지·태양광발전·전력저장장치 등과 결합해 마을 전체의 소비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여름철 전력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 전력소비가 큰 에어컨·세탁기 등은 태양광·연료전지로 모아둔 전력을 사용한다. 그린 빌리지의 가정에는 전기를 쓸 때마다 탄소발생량·전기요금 추정치·이웃집의 평균 전기 사용량 등이 보인다.
회사 측은 청주 시내에 위치한 20세대를 그린빌리지로 선정해서 첨단 전력IT를 투입할 예정이다. 그린 팩토리도 유사한 설계로 LS산전 청주공장과 천안공장에 각각 구축한다.
구자균 사장은 “LS산전은 지난 98년부터 전력IT를 준비해왔는데 스마트 그리드의 상용화를 앞두고 정부지원이 절실하다”면서 “전력요금의 실시간 요금 법제화·녹색빌딩 인증제도·조합단위의 발전사업 등의 인센티브가 제공되면 스마트 그리드 사업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사업으로는 그린 홈 100만호 보급사업이 진행하고 있지만 더 큰 개념인 스마트 그리드는 지원정책이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LS산전은 2012년까지 2000억원을 그린비즈니스에 투자하고 현재 회사 매출의 약 10%인 그린비즈니스 매출을 2015년에는 47%, 매출 2조1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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