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첫 도입 후 지지부진했던 디지털 시네마 시장이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최다 400여개 상영관에 디지털 시네마가 보급될 예정이다. 전체 2081개 상영관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작년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성장한 수치다.
디지털 시네마 도입이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메가박스가 지난 14일 전국 109개 상영관에서 ‘천사와 악마’를 디지털로 상영하면서부터다. 메가박스는 ‘터미네이터4’ ‘트랜스포머2’ 등의 대작을 잇달아 디지털로 상영할 계획이다.
국내 1, 2위 극장 체인인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합작 설립한 ‘디시네마코리아’도 100여개 상영관에 디지털 시네마 구축을 완료했다. 7월 본격적인 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강진모 디시네마코리아 팀장은 “필름 복사비를 대신해 내는 디지털파일상영비(VPF:Virtual Print Fee)를 놓고 일부 배급사와 벌이는 협상이 긍정적으로 정리돼 디지털 시네마 확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했다.
디지털 시네마는 필름이 아닌 디지털 파일로 제작해 네트워크로 영화관에 전송한 뒤 디지털 영사기로 상영하는 방식이다. 필름 제작 방식에 비해 비용과 오염물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측은 전체 상영관을 디지털로 전환하게 되면 연간 필름 수입·인화·현상 등에 드는 비용 32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영 필름의 폐기·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할 기술 중 하나로 디지털 시네마를 꼽았다.
한편, 디지털 시네마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 영화 파일 보안과 영사기사 등 아날로그 시장 인력 전환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보안을 위해서는 배급사가 암호화한 디지털 영화 파일을 인증된 서버에서만 틀 수 있도록 하는 KDM(Key Delivery Message) 기술이 필수인데 비용 등의 문제로 국내에서는 도입되지 못했다. 영진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까지 KDM을 독립영화·예술영화 배급사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인증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김용훈 영화진흥위원회 영상전략팀장은 “장기적으로 디지털 시네마는 영화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보안, 인력전환과 같이 문제되는 부분은 공공기관이 적극 나서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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