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 국내 사업전략-風년을 기대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는 7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해안 한 모퉁이에 초대형 바람개비가 군락을 이룬 채 장관을 연출한다.

 거센 해풍으로 힘차게 도는 24개의 바람개비는 영덕군 2만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풍력발전단지는 단순히 전기를 생산한다는 목적뿐만 아니라 풍력발전기의 품질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도 갖는다.

 아직까지 국산 풍력발전기의 보급실적이 1기에 불과한 것은 기술개발이 선진국에 비해 늦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실증단지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국내 풍력발전 관련 기술은 지난해 기준으로 80% 수준으로 국산화율은 제작·생산에서 87%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풍력발전원가도 계통한계가격(SMP) 평균 122.63원보다 낮은 107.29원을 기록,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했다. 그리드 패리티는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원가가 화력발전의 그것과 같아지는 균형점을 일컫는 말로 더 이상의 정부 지원이 필요 없을 만큼 경제성을 갖췄다는 의미다. 국산화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되는 대목이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국산화 개발·보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Wind 2000 프로젝트’에 따르면 2020년까지 국산풍력발전기 2000㎿를 공급할 계획이며, 소형풍력은 그린홈 100만호 사업, 중형(750㎾급)은 지방보급사업, 대형(2, 3㎿급)은 발전단지 조성으로 보급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공기업인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이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2012년으로 예정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에 대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발전회사 중 풍력발전 보급의 선두주자는 단연 한국남부발전(대표 남호기)이다. 남부발전은 풍력발전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발전회사 최초로 2004년 3월 1.5㎿급 4기로 구성된 제주 한경풍력 1단계 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2007년 12월 15㎿ 규모의 제주 한경풍력 2단계까지 성공적으로 추진, 건설 및 운전의 노하우를 쌓았다.

 그뿐만 아니라 총 20㎿ 규모의 제주 성산풍력 중 1단계를 최근 준공했으며, 2008년 12월 주민의 동의를 얻어 제주도 인허가 취득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20㎿급, 26㎿급 규모의 강원도 태백풍력 및 평창풍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보급된 제품이 대부분 외산이라는 점을 감안, 국산 풍력발전기의 보급 확대를 위해 ‘풍력 100기 국산화 공동사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효성·현대중공업과 상호 교환했다. 올 연말까지로 예정돼 있는 정부의 해상풍력실증연구단지 조성사업에도 발전회사로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으며, 자체 과제로 제주 및 부산 연안을 대상으로 해상풍력자원 및 타당성 조사연구를 시행 중이다.

 한국남동발전(대표 장도수)은 자회사 중 큰 형님답게 풍력발전사업에도 큰손으로 통한다. 2015년까지 3293억원을 투자, 전남 무의도와 신안 인근 해상에 총 274.4㎿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 포스코건설(대표 정동화)과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공동 개발하기로 하고 MOU를 교환했다. 지난 13일에는 유니슨과 국내외 풍력발전단지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고, 신규 풍력발전단지의 사업 타당성 검토를 위한 조사 연구도 공동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해당 발전단지에는 유니슨이 자체 개발한 750㎾와 2㎿ 제품을 설치, 국산 풍력발전기의 세계화 기반도 마련해준다. 이를 위해 오는 2010년까지 강원도 태백시에 45㎿급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시작으로 제주 표선면 34㎿, 경남 의령군 50㎿, 경북 울진군 30㎿ 등 총 159㎿의 국내 풍력발전단지 개발할 계획이다.

 또 스리랑카 109㎿ 풍력발전단지를 비롯해 중국 원덩에 55㎿ 등 164㎿ 규모의 해외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게 되며, 스리랑카는 이미 타당성 조사를 끝내고 오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대표 이길구)은 강원도 정선지역에 20㎿급 풍력발전단지를 2011년께에 준공 목표로 설계기술용역을 시행하고 있으며, 강원도 및 경북지역에도 개발을 추진 중이다. 동서발전의 풍력발전단지 건설계획은 총 3단계로 이뤄져 있으며, 2020년까지 총 850㎿의 풍력발전단지를 건설, 연간 4739GWh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중부발전(대표 배성기)은 2000억원을 들여 강원·제주·전남 일원에 82㎿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2011년 완공이 목표다.

 한국서부발전(대표 손동희)은 지난해 11월 전남 화순군과 풍력발전사업 개발을 위한 MOU를 교환하고 현재 추가 사업용지를 조사 중이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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