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에 사용되는 SW 프로그램 라인 수가 500만개 이상으로 증가하고, SW가 제품 개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또 국내 은행 전산시스템의 단순 프로그램 오류로 창구업무 전면 중단, 외국 유명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급정지 등의 사고에서 보듯이 조그마한 SW 오류는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야기한다.
이와 같이 SW의 역할이 과거보다 훨씬 중요해지면서 SW의 생산성·안전성 등 품질을 관리하는 문제가 새로운 시대적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은 자국 산업이 처한 실정에 적합한 SW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SW 공학 전담기관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1984년 설립한 SW공학연구소에서 미래의 국가안보와 SW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독일은 1996년 SW공학연구소를 설립해 자동차 등 제조업의 경쟁우위를 지속 확보하기 위해 관련 SW 생산성을 혁신했다. 일본도 2004년 SW공학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이들 국가들은 자국 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자국의 사회시스템이 안전하게 운용되도록 하기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SW 품질관리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인 국내 SW 산업은 SW 품질의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SW진흥원이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SW 기업이 SW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SW 공학기술을 도입하는 활동은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국내 SW 개발은 사람에 의존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주먹구구식의 SW 개발 방식만으로는 크고 복잡해지고 있는 SW의 생산성을 높이고 신뢰를 얻어내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정부는 올 8월 국내 SW 업계, 전문가 등의 오랜 염원을 담아 ‘현장맞춤형’ SW공학센터를 출범할 예정이다. 센터는 자동차·조선 등 주력산업과 발주 관행에 혁신이 필요한 엔터프라이즈 분야의 SW 중소기업이 개발현장에서 SW 공학기술을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대학·연구기관 등과 연계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 SW 공학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컨설팅을 거쳐 SW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해나갈 것이다. 아울러 국내 SW 개발인력에게는 요구사항 분석·설계·프로세스 등 고급 SW 공학기술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센터가 최근의 경제위기로 인해 특히 큰 고통을 겪고 있는 6000여 중소 SW 기업이 처해 있는 현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SW 산업의 자생력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SW 시장에서의 대·중소기업 간의 하도급 관계 개선 등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4대 강 살리기 등 주요 국책프로젝트에 SW 기업을 참여시키는 등 신규 수요를 창출하며 대·중소 SW 기업의 해외시장 동반 진출, SW 선진국과 기술협력 강화 등을 놓고 산·학·연·관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나가야 한다.
SW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늦은 만큼 SW 개발 프로세스나 경험을 우리가 강점이 있는 산업현장 속에서 축적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국내 SW의 품질과 제품화 능력, 사회 시스템의 운용 능력 등에서 선진국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
nice@mk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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