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설비투자 `기지개`

주도권 경쟁 속 당초 목표 웃돌듯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통신사업자 설비투자(CAPEX) 현황 및 목표

유무선 통신사업자의 설비투자(CAPEX)가 이달을 기점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지난 1분기 설비투자를 대폭 줄인 주요 통신사업자가 이달을 기점으로 설비투자 집행에 본격 나섰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통신사들은 이달부터 IPTV·인터넷전화·3세대(G) 네트워크 고도화·4G 네트워크 초기투자 등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는 그간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인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해소되고 있는데다 KT-KTF 합병 등 시장 환경의 변화 또한 일단락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무선 통신 서비스 고도화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더 이상 설비투자를 늦추게 되면 본원적 경쟁력은 물론이고 시장 지배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통신사업자 진영은 연초 계획한 설비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함은 물론이고 시장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KT-KTF 합병으로 시장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당초 목표치를 상회할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유선통신, 컨버전스 서비스에 ‘다걸기’=KT와 SK브로드밴드·LG데이콤(LG파워콤)의 설비투자는 IPTV와 인터넷전화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컨버전스 서비스 커버리지 확대에 초점을 맞춘 망 고도화에 집중된다. 지난 1분기 합병 준비로 설비투자를 줄인 KT는 ‘와이브로+3G 이동전화’ 컨버전스 서비스와 댁내광가입자망(FTTH) 등 초고속인터넷망 업그레이드,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김연학 KT 가치경영실장은 “1분기에 설비투자가 감소한 것은 KTF와의 합병 추진에 따라 합병 시너지를 위해 투자시기와 투자처를 조정했기 때문”이라며 “연간 설비투자 규모는 당초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LG데이콤과 LG파워콤은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300억원가량 늘린다. LG데이콤이 IPTV와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위해 2200억원을, LG파워콤은 주택 고객 대상 100Mbps초고속 인터넷 커버리지 확대 및 망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 4300억원을 투자한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와 비슷한 5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IPTV와 인터넷전화 등 컨버전스 서비스 가입자 확대에 따라 망 고도화를 위한 투자가 수반될 것”이라며 “컨버전스 가입자 확대 추이에 따라 설비투자 속도 또한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통신, 차세대 네트워크 확보=이통사업자는 3G를 넘어서 4G 네트워크 초기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WCDMA 용량 확보 및 보강 투자 등을 위해 전년 동기 대비 25.3% 늘어난 투자를 단행했던 SK텔레콤은 2분기 이후 통화 품질 향상을 위한 노후망 교체와 신규 네트워크 투자, 새로운 컨버전스 서비스 발굴을 위한 R&D 투자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것을 밝히지 않았지만 연간 투자 규모는 전년 수준인 1조900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정만원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5년간 3조원가량의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KTF는 KT와 통합 이후 본격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3G 네트워크 용량 증설 및 고도화와 함께 4G 관련 신설 투자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KTF 관계자는 “통합KT의 네트워크 전략이 완벽하게 나온 후에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텔레콤은 올해 일반기지국 320개 및 멀티모드 기지국 600개를 증설해 농어촌 및 산간지역과 신규 주택단지 등 서비스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2만여 개 인빌딩 중계기 설치와 광중계기 증설 등 네트워크 부문을 비롯해 모바일 인터넷 OZ서비스의 고도화를 위한 IT장비 개발 등을 포함, 총 6000여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2분기 본격적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2분기까지 3000억원을, 하반기 3000억원을 집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원배·황지혜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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