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차세대 주력인 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징 생산라인을 최근 광주에서 수도권으로 전면 이전 중이다. LED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전문인력 수급이나 고객사 수요 대응 측면에서 광주 지역의 지리적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LG이노텍이 패키징 라인 외에도 LED 사업의 설비와 조직을 대부분 수도권으로 옮겨, 적어도 LED 사업에 관한 한 ‘태생’인 광주 지역을 벗어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대표 허영호)은 최근 광주 공장 3동의 LED 패키징 생산 라인 대부분을 수도권인 경기도 안양 연구소 단지로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LG이노텍은 LED 사업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부문만 안양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실제로는 지난해 말 칩 생산라인과 패키징 생산라인을 완전히 분리, 후공정인 패키징 라인을 안양에 전면 재배치하고 있다.
칩온보드(COB) 라인 등 일부를 제외한 90% 이상의 설비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지금까지 내부적으로 경쟁사에 비해 칩·패키징 기술이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LED 라인의 수도권 이전은 인력 수급과 생산·물류·마케팅·R&D 등 제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패키징 라인을 안양으로 전면 이전함으로써 최근 LG이노텍의 LED 패키징 생산 능력도 크게 떨어졌다. 설비를 옮기는 와중에 일시적인 생산 공백이 생긴 셈이다. LG이노텍은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근래 루미마이크로·에이프로시스템즈 등의 국내 협력사를 통한 외주 물량을 대폭 확대했다. 루미마이크로는 LG이노텍의 일부 설비를 도입, 노트북PC의 백라이트유닛(BLU)용 톱뷰(위로 빛이 나오는 LED)를 생산한 뒤 LG이노텍에 납품 중이다. 루미마이크로가 공급하는 패키징 물량은 LG이노텍의 전체 노트북PC 톱뷰 칩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월 5000만∼6000만개 규모다. LG이노텍의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패키징 라인을 옮기면서 아직 수율이나 생산성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당분간 외주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안양연구소도 과도기적인 생산거점일 뿐, 장기적으로는 LED 칩·패키징 생산 라인을 경기도 파주의 디스플레이 단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LG이노텍 관계자는 “일단 올해까지 안양과 광주 지역에서 이원화한 형태로 LED 칩을 생산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파주를 주요 생산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라며 “내년부터 파주 이전 작업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이 LED 사업장 이전에 속도를 내면 그동안 광주 지역을 기반으로 한 ‘토착 기업’의 색깔도 차츰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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