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안부전화를 하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요즘 어때?’다. 가장 많이 나오는 답변이 또 ‘그저 그래’다. 현문현답, 우문우답이다. 좀더 다가간 질문을 해야 구체적인 답이 나오는데 막연하게 질문하니 답도 멀다. 그보다는 ‘요즘 일하기는 어때?’가 더 답변하기가 쉽다. ‘요즘 일하는 데 변한 것 세 가지만 들어볼래?’가 훨씬 구체적이다.
7점 척도로 ‘당신은 외향적입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6점을 주던 사람이 ‘당신은 내성적입니까?’라고 질문하면 4점을 준다. 6점의 반대면 2점을 줘야 하는데 4점을 준 것이다. 이는 ‘외향적입니까?’라고 물을 때는 외향적인 상황을 되짚어 점수를 주지만 ‘내성적입니까?’라는 질문에는 의도적으로 내성적이었던 기억을 더듬어 점수를 주게 된다.
고객에게도 ‘불편하신 점이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불편했던 사유를 찾게 되지만, ‘특별히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하면 이용을 위해 필요한 것을 말하게 된다. ‘지금 많이 바쁘세요?’라고 질문하면 바쁜 상황인지 점검하게 되고 ‘잠깐은 괜찮으시죠?’라고 질문하면 괜찮은지를 검토하게 된다. 어떤 방향으로 질문을 유도했는지에 따라 답변이 달라진다.
‘요즘에도 매일 늦게 다니세요?’라고 질문하면 ‘예’나 ‘아니오’라고 하기에 애매하다. ‘예’라고 하면 요즘 늦게 다니는 것이고, ‘아니오’라고 해도 예전에 늦게 다닌 꼴이 된다. 이런 부정적이고 폐쇄적인 질문은 상대가 입을 닫게 만든다. ‘동생이 미워서 때렸어? 화풀이로 때렸어?’라고 물으면 아이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보다는 ‘왜 때렸니?’라고 물어야 훨씬 더 많은 답변이 나온다. 때로는 구체적이고 유도하는 질문이, 때로는 객관적이고 개방적인 질문이 상대의 말문을 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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