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좋은 고용, IT 인턴십으로] (2)인턴십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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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대학가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어도 봄이 아니다)’을 맞고 있다. 매년 기업 채용규모가 줄어든다. 학생들의 대기업 쏠림현상도 심각해 취업 경쟁은 더욱 심하다. 좁아진 취업 틈 속에서도 탄탄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숨은 알짜배기 기업이 있기 마련. 이들 인턴십에 참여한 학생들은 단순 사무보조가 아닌 기업의 핵심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능동형’ 인재로 크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1시 부산 아르피나 유스호스텔. 전국 각지에서 모인 243명의 대학 4학년생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2009 한이음IT인턴십 소양교육’을 받기 위해 강당에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지식경제부·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 주최하고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주관하는 재학생 대상 취업연계 프로그램에서 선발된 인턴들이다.

 7월부터 진행되는 중소·중견 기업 실무연수를 받기 전 문서 작성이나 프레젠테이션 기술, IT 보안 업무, 기업 예절 등 기본 소양 교육을 받는다.

 충남대에 재학중인 박수환씨(컴퓨터공학, 03학번)는 “지난 해 인턴을 한 적이 있는데 6개월간 배운건 복사와 잔심부름 뿐이었다”며 “진작 이런 기본 교육을 받고 갔더라면 더 빨리, 더 능숙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소양교육이 끝나면 전공 실무 교육을 위해 해당 기업 담당 멘토에게 일대일 교육을 받는다. 기업 수요기술을 반영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대학에 제안하고, 교수와 학생이 팀을 만들어 수행한다. 지도교수와 멘토가 2∼3개월간 공동으로 교육을 하기 때문에 실무형 인재를 키워낼 수 있다.

 김기철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된’ 직원을 고용하려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모 대기업에서도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중소기업을 위한 프로그램이라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정보산업연합회는 이달 말 IT 관련 직무를 수행하는 중소·중견 기업을 더 모집해 IT인턴십 프로그램과 연계시킬 계획이다.

 일부 대기업들도 인턴쉽을 통해 충성도도 높고 실무능력도 뛰어난 인재 발탁 통로로 활용한다. SK C&C는 매년 대학 3,4학년 재학생 20명을 선발해 6주간 ‘실무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차 서류심사와 인·적성 검사, 2차 면접을 거쳐 인턴을 선발한다. 최종 합격자는 본인이 원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SK C&C 직원과 함께 실제 프로젝트 수행은 물론 해외 시장조사 등 해당 직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SK C&C는 본인이 원하는 분야에서의 직무 경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모집 부문 제한을 없앴다. 우수 인턴십 수료자는 인턴십 종료 후 별도의 심사를 통해 특별 채용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SK C&C 인력팀 관계자는 “취업 시장에서 인턴 사원 채용 기회를 잘 활용하면 본인이 희망하는 직무 경험을 미리해 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신규 입사 기회도 노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인턴십 수료자 가운데 30% 정도가 이 직장에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도 실무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올해만 1400명 인턴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선발, 이달부터 6개월간 전국에 배치할 예정이다. 인턴십 평가 결과 우수자에게는 정규직원 채용시 가점을 준다. KT는 하반기에도 500명의 인턴을 추가로 채용하고 여름·겨울 방학기간 각 200명 규모의 단기 인턴십제도를 운용할 계획이다. KT 인재경영실은 “인턴사원에 실질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도록 단순 보조업무가 아닌 정규직 수습 직원 수준의 직무를 부여하고 현장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인턴십 운영을 위해 필요한 재원은 임원들이 10%씩 반납한 성과급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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