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기업] (13)여의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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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제어 전문기업 여의시스템(대표 성명기)은 올해 매출목표를 전년보다 50% 이상 높여 잡았다. 지난 1분기 매출실적을 봐도 실제로 충분히 달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른 기업들은 지난해 매출만 유지해도 다행이라는 불황에 고도성장을 지속하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여의시스템은 위기를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삼아서 도약하는 강인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지난 1991년 산업용 컴퓨터 전문업체로 출범한 여의시스템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공장 자동화시스템을 국산화하면서 10년 이상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국내 제조업 기반이 중국으로 대거 빠지던 지난 2003년 심각한 경영위기에 봉착했다. 여의시스템은 직원감축 대신에 위기돌파를 위해 함께 임금을 줄이고 일하는 상생의 길을 선택했다.

 경영진이 앞장서 회사장부 공개를 비롯한 투명경영을 실천했다. 또한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서 이익을 땀흘려 일한 직원과 나눴다. 무조건 매출을 늘리라고 닥달하는게 아니라 부서별 독립채산제 등을 도입해서 서로 투명하게 경쟁을 시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후 여의시스템의 매출과 수익은 놀랍게 성장했다. 2004년 이후 매출은 연평균 20%, 수익은 60%씩 늘어났다. 월급쟁이에서 직장의 주인으로 선 직원들은 5년만에 매출액 2.5배, 순이익 18배라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지난해는 전직원이 평균 250% 내외의 인센티브를 받았고 직원수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03년 위기극복을 통해서 정립된 여의시스템의 독특한 기업문화는 계속 진보하고 있다. 수익이 나면 4분의 1씩 나눠서 주주, 직원, 교육, 회사 재투자에 쓰고 있다. 성명기 여의시스템 사장은 그때의 위기가 전화위복이었다고 회상한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우선 직원들과 마음을 열고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회사경영난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위기극복에 동참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여의시스템이 존재하는 것이죠.”

 여의시스템은 산업용 컴퓨터 시장에서 차별화된 커스터마이징 전략으로 쾌속질주를 거듭해 2위로 올라섰다. 고객들이 원하는 사양의 산업용 컴퓨터를 맞춤형으로 설계, 제조, AS 분야에서 여의시스템의 기술력과 서비스 수준은 정평이 나있다. 먼지가 많거나 엄청나게 더운 환경에서 24시간 움직이는 산업용 PC를 고객 입맛에 맞춰서 끝까지 완성해주는 것이다. 요즘엔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컴퓨터 보안장비 HW플랫폼에서 매출이 크게 늘어 회사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여의시스템은 자동제어기술을 이용해 해마다 2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새로 발굴하고 1개의 성공사례를 만드는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의시스템은 언제나 대량생산이 아니라 소량을 요구하는 다품종의 제품을 고객에 맞춰서 공급하는 사업전략을 고수해왔다. 대기업과 직접 부딪히지 않고 시장이 특화되고 저가의 중국산 제품도 쉽게 도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수시장에서는 제조업의 설비투자감소에 맞서 SOC분야의 자동제어, 모니터링장비에 주력하고 있다. 한두달내 대규모 수주계약이 터질 전망이다. 여의시스템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베트남 등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공장시설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뺏긴 산업용 컴퓨터 시장을 다시 되찾는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의 직원교육 환경은 대기업 못지 않게 철저하다. 매일 아침 8∼9시까지 대부분 직원들이 외국어 공부를 하고 나서 하루 일과를 시작할 정도다.

 여의시스템은 올해 매출을 339억원으로 잡았다. 전년보다 50% 늘었지만 올해 목표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이미 6개 사업부서 중 한 곳이 달성한 수주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여의시스템은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이 좀처럼 달성하기 힘든 기술 경쟁력과 기업문화를 달성한 독특한 사례이다. 이 회사는 오는 2013년까지 자동제어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지난 세월 여의시스템이 달성해온 놀라운 성과를 고려하면 1000억원 돌파도 불가능한 목표는 절대 아닌 듯 하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주목! 이제품 산업용 컴퓨터

 여의시스템이 공급하는 산업용컴퓨터는 19인치 랙타입의 스탠다드형을 포함해 고객 요구에 따라 개조한 다양한 제품군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산업용 컴퓨터의 사양이 높아짐에 따라 고정밀, 고온발열 등 열 문제로 인한 시스템의 안정성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여의시스템은 열흡수 및 내구성을 위하여 산업용 컴퓨터 전체에 알루미늄 재질을 채택했다.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 설계, 편의성 등을 고려하려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 맞춤형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여의시스템은 고객마다 사용환경, 장소, 특징, 기능 등이 제각각인 산업용 컴퓨터의 특성을 고려해서 현장상황에 최적화된 커스터마이징 노하우를 AS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여의시스템의 또 다른 제품군인 DID시스템은 서울 지하철, 대구지하철 등 철도 역사에 설치되어 우수한 디자인과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는 DID에 최적화된 셋톱박스 PC를 자체 개발했다. 따라서 지하철 동영상 광고 및 안내시스템, 버스정보안내시스템, 대형마트 등 어떤 장소에도 완벽하게 세팅할 수 있다. 셋탑PC 한대로 4대의 LCD 모니터를 동시에 연결하여 디스플레이를 조정하고 945GME 칩셋을 채택하여 풀 HD급(해상도1920×1080) 동영상을 완벽하게 표현한다. 인텔의 모바일 CPU를 적용하여 전력소모량 및 열 발생을 최소화하고 팬리스 타입설계로 시스템 안정성을 한단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