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앞두고 `시험에 든` IT기관

 정부가 이달 들어 9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경영실적 평가에 돌입함에 따라 통합을 앞둔 정보기술(IT) 분야 공공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경영평가 성적이 통합 조직 재편은 물론 통합 기관장 향배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에 출범하는 통합 공공기관도 많아 통합 이전조직을 중심으로 하는 평가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9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부터 9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경영평가에 착수, 6월말 평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기관장은 최대 연봉의 100%, 직원들은 월급의 200%까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평가는 공공기관장에 대한 계약경영제가 실시된 이후 처음 시행되는 것으로 최하등급인 ‘미흡’ 판정을 받을 경우 기관장이 곧바로 퇴출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맞춰 통합을 앞둔 IT 기관의 경우 이번 평가가 향후 통합을 통한 조직재정비에 좋은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각 기관들이 사활을 걸 태세다.

 현재 통합을 앞둔 기관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한국정보사회진흥원·한국정보문화진흥원, 방송통신위원회 산하에 한국정보보호진흥원·한국인터넷진흥원·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지식경제부 산하에 한국산업기술재단·한국산업기술평가원·기술거래소·부품소재산업진흥원·한국정보통신연구진흥원·한국디자인진흥원 등이 있다.

 오는 7월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 통합되는 정보보호진흥원·인터넷진흥원·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등은 통합 직전에 경영평가가 나와 거의 전시상황을 방불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경영평가가 직원들 인센티브가 걸린 문제였지만, 지금은 자칫 구조조정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원들이 온통 경영평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영평가 결과가 통합조직 출범 이후에 나오는 경우도 많아 자칫 ‘김빠진 평가’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경부 산하로 출범하는 산업기술진흥원,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은 내달 초 공식 출범한다. 또 행안부 산하 정보사회진흥원과 정보문화진흥원도 4월 임시국회에 정보화촉진기본법 개정안 통과가 확실시 됨에 따라 내달 초 통합이 완료될 예정이다. 통합 조직의 기관장들이 줄줄이 새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통합 전 조직에 대한 평가가 통합 이후에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도 미지수여서 통합 전 기관장들과 직원들의 열의가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지난 2007년 경영평가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고도 보고서 부실 작성으로 여론을 뭇매를 맞은 정보사회진흥원이 올해에는 명예회복을 할지, 문화·국민생활군에서 지난 3년간 연속 1위를 차지한 정보문화진흥원이 4년 연속 1위를 할 지도 관심사다. 행안부 산하 두 기관은 내달 통합을 앞두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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