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GE와 조명사업 `밀월` 청산

  삼성이 지난 10년간 이어온 미국 GE와의 조명사업 합작 관계를 청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신설법인인 ‘삼성LED’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1998년 미국 ‘GE라이팅’과 합작 투자한 ‘GE삼성조명’의 지분을 지난해 말 전량 매각했다. GE삼성조명은 지난 1996년 GE의 100% 국내 자회사로 출발한뒤, 삼성이 조명사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지난 1998년 삼성SDI가 35%, 삼성전자가 10%의 지분을 각각 투자했다. 나머지 55%의 지분을 미국 GE라이팅이 유지하면서 연매출 200억원대의 조명 전문업체로 성장해왔다.

지난해말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지분 철수를 단행하면서 사명도 GE삼성조명서 ‘GE라이팅코리아(대표 김기정)’로 바꿨다.  

◇뉴스의눈

삼성이 지난 10년간 GE와의 ‘동거’를 끝낸 것은 삼성LED를 설립하고, 그룹 차원서 LED 사업에 힘을 싣기로 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LED 관련 사업을 삼성LED로 집중한 것처럼, 그동안 분산된 다른 사업구조에도 교통정리를 단행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LED는 에피웨이퍼·칩·패키징 등 주력인 LED 관련 후방사업군과 동시에 조명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GE와의 관계를 고려, 출범 초기에는 삼성전자의 LED 백라이트유닛(BLU) 시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머지 않아 직접 조명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LED 설립을 최종 결정한 지난해 말 삼성이 재빠르게 GE삼성조명의 지분을 정리함으로써 LED 조명 사업 진출의 걸림돌을 제거한 것도 이런 이유로 해석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지분을 매각했다”면서 “다만 지분 철수후에도 GE라이팅코리아가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당분간 사용할 수 있는 등 우호적인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GE라이팅코리아는 삼성의 지분 철수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명 시장에 더욱 공세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LED 조명 전문 업체인 파인테크닉스(대표 은희문)와 손잡고 아시아 지역의 LED 조명 생산거점을 한국에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내 조명 전문업체들을 통해 외주 생산체계를 갖추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GE라이팅코리아 관계자는 “삼성이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회사명도 바꿨다”면서 “향후 삼성과의 사업 협력 관계는 유지하면서 국내 조명 시장서 독자적인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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