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IFRS의 도입과 E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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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기업 회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2011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다. 현재, IFRS 도입상황은 주요 상장사들이 IFRS 영향에 따른 IT시스템 구축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상장사들도 속속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IFRS 도입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영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준비해야 하며, 이에 따라 현재 IFRS도입 방식을 재조명하는 것이다.

 첫째로, IFRS 도입 분야 중에서 기업경영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칠 부분이 연결재무제표다. 현재는 회사별로 1년에 한 번씩 재무제표를 90일 이내에 만들어 공시하면 된다. 앞으로는 연결범위에 해당하는 계열사가 분기별로 개별 재무제표를 만들고, 모기업은 이를 연결해 연결재무제표를 만들어 4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시간상으로 매우 촉박한 일정이다. 따라서, 각 계열사는 조기 결산체계를 수립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현재의 결산 업무 프로세스를 대폭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결산을 위해서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부문을 시스템화해야 한다.

 둘째로, 연결재무제표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기업과 계열사 사이의 내부거래 표준 프로세스가 새롭게 정의돼야 한다. 연결 재무제표는 모기업과 계열사의 내부거래를 상계한 이후 합산되어 공시된다. 그러나 실제로 해보면 내부 거래를 상계하기 위한 기본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는 일이 많다. 왜냐하면 우리 기업은 내부거래에 대한 표준이 없기 때문이다. 효과적으로 연결재무제표를 만들기 위해선 내부 거래에 대한 그룹 표준을 먼저 만들고, 이를 처리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정착시켜야 한다.

 셋째로, 계열사와 모회사 간의 내부거래를 상계 처리하면 이는 모회사의 원가에 영향을 준다. 기업의 원가는 기업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원가체계가 바뀌게 되면 사내의 거의 모든 업무가 바뀔 수밖에 없다. 그 중 하나가 경영계획인데 현재 회사별로 추진하고 있는 경영계획이 모기업을 중심으로 계열사까지 포함한 연결 글로벌 경영계획 체계로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연결 경영 계획 수립을 위한 자회사에 대한 지침, 경영 목표하달 및 합의 과정, 정확한 자회사의 원가 및 재무정보 확보 및 취합, 자회사의 재무 및 판매, 조달에 대한 모회사의 직접적인 감독 등의 업무가 신규로 정의돼야 한다. 이를 위해 그룹 전체의 업무의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에 따른 데이터 정합성을 유지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데이터 표준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렇게 경영의 틀을 바꾸기 위해서는 계열사별로 추진되고 있는 기존의 성과 평가 방식을 그룹 차원의 성과 평가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또, 계열사별로 운영되고 있는 재무, 조달, 인사, IT가 그룹 차원으로 통합해서 원가를 절감할 뿐 아니라 그룹 차원의 글로벌 경영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목적으로 SSC(Shared Service Center)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2000년 이후 10년간 경영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리 기업의 신속한 글로벌화 진행, IFRS의 전격적인 도입, 그룹 차원의 스피드 경영, 그룹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력, 국제적인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위험 관리 능력 제고, 환경 규제에 따른 대응 등이 그것이다.

 EPM(Enterprise Performance Management)은 이러한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IT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EPM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EPM의 시작점은 연결재무제표를 만드는 시스템이다. 연결재무제표만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무제표에 관련된 데이터만 필요하다. 그러나 EPM의 연결경영계획을 하기 위해서는 각 계열사의 재무, 원가, 구매, 조달, 제조 등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그것은 연결시스템에서 통합돼 그룹 데이터웨어하우스가 될 것이다.

 둘째로, EPM과 과거의 SEM과 다른 것은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EPM은 기업환경 변화에 따라 그 구조가 쉽게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정형화된 소프트웨어 패키지가 아니라 업무가 변하더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SasS 기반의 EPM 프레임워크라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셋째로, EPM은 그룹 차원의 경영계획에 근간을 두고 있어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그룹 경영 최적화를 가능하게 하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가 핵심이 될 것이다.

 넷째로, EPM의 내용은 글로벌 차원의 원가 및 연결경영계획, 성과평가, SSC, 조기결산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그룹차원의 프로세스 표준화 및 데이터 표준화가 우선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EPM의 구현은 앞으로 IFRS의 도입이 완료가 되면서 바로 시작될 것이며, 최소한 10년간에 걸처서 경영과 IT의 화두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IFRS를 도입하는 거의 모든 기업이 연결재무제표만을 만들어 주는 시스템 구축에만 신경쓰고 있다. 경제적 불황으로 인해 시스템구축 비용을 최소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차후에 그룹 차원의 EPM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게 되면 지금 연결재무제표만을 위한 시스템과는 별도로 시스템을 구현하게 돼 중복투자 문제가 발생할 뿐 아니라 지금 만들고 있는 연결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하는 필요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EPM을 구현하는 데이터의 내용은 연결시스템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으며, EPM의 많은 업무 프로세스가 연결 프로세스와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어려운 이때에 그래도 CIO는 EPM의 미래를 생각해가면서 IT 청사진을 그려야 하며, IFRS를 도입하는 지금 EPM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싶다.

 장동인 언스트앤영 어드바이저리 전무 Don.Chang@kr.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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