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택배사들이 시설 투자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후발업체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한계에 달하자 대형 택배사들은 터미널, 차량, 인력 등 인프라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택배 물동량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택배업은 특성상 단기에 집중 투자하기도 힘들고, 시설 투자를 미리 못하면 시장점유율도 내려갈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그런데 올 들어 경기침체로 택배 물동량이 완만한 둔화세를 보이면서 선발업체와 후발업체간의 경쟁력 차이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 택배사들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시설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대한통운이다. 대한통운은 투자계획을 줄이지 않고 원래대로 진행해 업계 내 경쟁우위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오래된 업력을 바탕으로 많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터미널 증축 등에서도 유리한 상황이다. 최근 대전에 하루에 택배 40만상자를 분류할 수 있는 메가 허브 시공에 들어갔고, 올 8월에는 서울 가산동에 터미널을 증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전 메가 허브는 부지면적 6만9500㎡(2만1000평), 연면적 4만1600㎡(1만2600평) 규모며, 자동화물분류기가 설치돼 냉동·냉장·랙시설·물류창고·화물엘리베이터 등 종합물류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지난해 세덱스 택배사업 부문을 인수한 한진도 올해 수도권 동부 지역에 제2 허브 터미널 증축을 추진하면서 호황을 대비하고 있다. 또 상품 및 화물 보관소인 로컬 데포(Depot)를 도심 내 곳곳에 설치해 배송 네트워크도 강화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집하 및 배송이 가능하도록 시스템화하려는 의도다.
지난해 HTH를 인수합병한 CJ GLS은 옥천, 청원 허브터미널의 시설 규모를 늘리고 전국에 위치한 60여 개 터미널의 효율화와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택배는 모기업인 현대그룹의 유동성 문제 등으로 공격적인 시설투자보다는 기존 프로세스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택배 물동량은 2000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물류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택배업의 제도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택배 물동량은 2002년 3억2000상자에서 2007년 8억8000상자로 약 2.7배 증가했다. 업계는 올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10%내외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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