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 코스피 1200 탈환 `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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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주식시장이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1200선을 돌파, 1221.70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밝은 표정으로 주가 그래프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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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침체 속에서도 정보기술(IT) 주들이 타업종 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주가 1200선 고지 돌파의 선봉장이 됐다.

24일 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20포인트(1.85%) 오른 1221.70을 기록하며 지난 2월6일 1210선을 찍은 이후 한 달 여 만에 1200선을 훌쩍 넘었다.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미국 재무부가 금융권 부실자산을 처리하기 위한 부실자산 정리방안의 세부 내용을 제시, 미국과 유럽 각국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이날 1200선을 돌파한 데는 전기전자 업종이 수훈갑이었다.

실제 올들어 전기전자업종 수익률은 17.71%로 의료정밀(26.33%)을 제외한 22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다. 의료정밀 분야가 전체 시가총액의 0.23% 불과한 반면 전기전자 분야의 시가총액이 21%를 웃돈다는 점에서 전기전자 업종의 상승이 코스피 지수 상승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상위 업체의 선전이 돋보였다. 삼성전자 주가가 이날까지 연초대비 22.83% 상승한 것을 비롯해 LG전자(22.99%), 하이닉스(55.22%), LG디스플레이(27.90%), 삼성SDI(15.63%) 등 돋보이는 수익률을 거둔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민감한 IT기업들이 경기침체 속에서도 높은 수익률은 거둔 것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가 있었지만 휴대폰, 반도체 분야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발판으로 시장 구조조정의 수혜를 입은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했다. 여기에 금융 불안의 위기감이 해소되며 경기지표들이 조금씩 개선된 것도 주가 흐름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전기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시장을 끌어주며 증시가 1200선을 넘어 추가 상승하면 단기 부동화 자금의 증시 유입으로 지수 상승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높은 수익률을 거둔 만큼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효과, 중국의 가전하향 정책에 힘입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돼 전기전자 업종이 그간 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했지만 환율이 하락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면 먼저 반영된 기대감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성 연구원은 “당분간 환율이 1400원대로 다시 올라서기 힘들 것을 고려한다면 철강, 정유, 화학 등 소재 산업에 수익률이 더 좋을 수 있다”며 “다만 삼성전자, LG전자 등 시장 경쟁력이 강화된 기업에는 관심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