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100% 자체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유사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상온 핵융합’ 장치라도 만들기 전에는 어려운 숙제일 것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한문희)에 그 실증 모델인 제로에너지솔라하우스(ZeSH)가 있다. 이 제로에너지솔라하우스는 지붕에 설치된 태양열 집열기와 태양광전지, 단열효과가 탁월한 고성능 창호, 내부 열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배열회수 환기시스템 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몇 가지 공법만으로도 최소 70∼80%까지 에너지를 자급할 수 있다는 것이 에기연 백남춘 태양열연구센터장의 설명이다.
백 센터장은 “조만간 ZeSH2가 완공되면 에너지 효율 개선은 물론 경제성까지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제로에너지 타운을 건립할 계획을 갖고 다각적인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에너지연의 본관 건물이 ‘그린 빌딩’이라는 사실도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지어진지 7년이나 된데다 겉에서 보기엔 그저 평범한 건물이기 때문이다. 이 그린빌딩에는 부지나 조경, 물, 대기, 에너지, 폐기물(쓰레기) 및 자원 재활용, 소음, 쾌적성 등에 관한 중·저급 및 고급 첨단기술이 망라돼 있다.
이 같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최근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날개마저 달았다. 국내 에너지 관련 기술의 보물창고로서 제 구실을 톡톡히 하면서 국가 에너지 R&D의 핵심 축을 부상하고 있는 것.
에너지연의 녹색성장 유관 부문을 꼽으라면 태양광이나 에너지소재, 청정 화석연료, 연료전지, 바이오 연료, 수소에너지, 자연열, 풍력, 폐기물에너지를 비롯해 총 14개 분야나 된다. 웬만한 R&D 과제는 대부분 녹색성장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면 될 정도다.
이 가운데 주목받을 부문으로 에너지연은 태양광의 경우 3년 목표로 고효율 실리콘·화합물 파일럿 박막 모듈에 착수했다. 1200×600㎝ 크기에 효율은 13%, 단가는 W당 1000원 이하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양열분야에서는 태양열 발전이나 태양열 담수화 및 냉난방 기술을 에기연 만 보유하고 있다. 3년 이내 목표는 국제특허 1건, 기술료 수익 3억 원, 10㎾ 급 접시형 태양열 상업발전소 10기 이상 구축, 200㎾ 급 타워형 태양열 발전시스템 국내 첫 개발, 하루당 100톤 이상급 상용 태양열 담수화 플랜트 구축 등이다.
수소연료전지 부문에서는 전극 전해질 접합체 자동 양산 공정 구축 및 1㎾ 급 일체형 연료 개질기 및 연료전지 통합 시스템 국산화 등이 향후 에너지연이 풀어야할 R&D 숙제다. 또 에너지소재기술 중 3대 핵심원천소재인 나노기공, 이온전도, 광(열)전화학 기술을 집중 육성해 대선진국과의 무역역조 해소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에너지연에는 특히 올해부터는 박막태양전지와 고분자연료전지 개발, 액상 흡수제를 이용한 연소 후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 실증 등 굵직한 행사들이 버티고 있다.
에너지연 한문희 원장은 “ 녹색기술 중 조기 성장동력화가 유망한 3대 중점기술 분야를 세계 일류 녹색기술 연구그룹(WCI)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중소기업 현장 애로기술 등을 개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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