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후불제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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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SHOW)

 유창조·안광호 지음, 김성민 이야기 구성, 안그라픽스 펴냄.

 마케팅 경쟁의 꽃이라 할 만큼 치열한 이동통신 업계의 마케팅 현장이 생생하게 담긴 소설이 나왔다. 이 책은 KTF의 히트 브랜드 ‘쇼(SHOW)’의 탄생과 비화들을 담은 소설로 국내 최초의 브랜드 마케팅 소설을 표방하고 있다. 쇼가 론칭된 2006년 3월, 세상에 없던 세상이 기다리는, 새롭고 혁신적인 브랜드 마케팅이 시작됐다. 만년 2위에 머물렀던 KTF가 3G 시대를 맞아 KTF를 철저히 숨기고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운 이 단절 전략은 시장에 주효했고 단숨에 3G 시장 1등 브랜드로 이어졌다.

 이 책에는 쇼가 어떤 준비를 거쳐 탄생하고 어떻게 마케팅 계획이 세워지고 수행돼 왔는지 등 브랜드 마케팅 전반과 이통산업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다. 기업에서 실제로 진행하는 마케팅 프로세스가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어 기업 문화와 실무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가상이지만 각 등장인물이 실제 쇼 프로젝트를 진행한 여러 사람과 부서를 대표하고 있어 쇼 브랜드 마케팅을 구축하고 완성해간 과정이 실감나게 녹아 있다. 소설과 만화라는 대중적이고 파격적인 형식을 취하면서도 마케팅 전문서로서 기능까지 하고 있어 마케팅 관계자나 경영학도는 물론이고 기획과 혁신을 공부하는 현장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통 업계 취업을 고려중인 예비 직장인들에게도 큰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1만2000원. 

◇후불제 민주주의

유시민 지음, 돌베개 펴냄.

 정치 논객 유시민이 돌아왔다.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지 1년 만에 오랜 침묵을 깼다.

 스스로 ‘유배생활’ ‘내적 망명’이라고 이름 붙인 1년 동안 유시민은 출판사 구석방에서 집필에만 몰두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대한민국 헌법’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환기해야 할 모든 이상과 원칙들이 다 헌법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정치 회고록이나 교양서가 아니다.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라는 부제 처럼 한 편 한 편의 독립된 단편들이 모여 ‘헌법’이라는 복합적 대상에 대한 풍부한 해설을 제공한다.

 책 제목에서 드러나듯, 저자는 정직한 대가를 치러야만 누릴 수 있는 민주주의가 한국 사회에서는 이미 제도와 법 규정의 형식으로 먼저 주어졌기에 비용을 할부로 치를 수밖에 없다고 역설한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과정과 그 근본적 원인들을 저자의 정치 활동 경험과 지식을 동원해 입체적으로 사유한다. 1만4000원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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