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에스시테크놀러지(대표 정영배 www.isctech.co.kr)는 작은 기업이지만 반도체 테스트 공정의 소모성 핵심 부품 분야에서만큼은 세계적 전문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실리콘과 골든 파우더를 혼합한 ‘ISC(Integrated Silicone Contactor)’ 방식의 소켓을 세계 최초로 양산, 소켓 분야에서 남다른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소켓은 반도체 패키지 테스트 공정에서 칩의 불량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반도체와 테스트 보드 사이에 장착하는 소모품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창립 이후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2003년 22억원 △2004년 68억원 △2005년 124억원 △2006년 215억원 등 매년 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반도체 테스트 소켓 부품업계에서 독보적인 실리콘 러버 기술을 보유한 덕분이다.
기존 핀 타입의 테스트 소켓은 기계적 특성으로 반도체 패키지의 볼과 테스트 보드 패드에 손상을 주고 소켓 생산 기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아이에스시테크놀러지의 ISC 테스트 소켓은 부드러운 실리콘 러버를 소재로 사용, 볼과 보드 패드의 훼손이 없을 뿐더러 제품 수명이 길다. 게다가 생산 기간이 짧아 원가 절감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 탁월하다. 특히, 전기적 특성이 우수해 초고속 반도체 검사 시 신뢰·정확성 면에서 우수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이에 따라 반도체 테스트에 적합한 실리콘과 전도성이 뛰어난 골드 파우더를 이용한 ISC 소켓이 기존 핀 타입의 테스트 소켓을 대체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패키지의 고속화와 다양화로 핀 수는 많아지고 두께는 얇아지며, 사이즈는 작아지는 최근 반도체 특성에 적합한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에스시테크놀러지는 테스트 소켓 외에 출하전 테스트 용도로 활용하는 ‘번인(Burn-In) 소켓’, 보드와 보드 간 전기신호 연결 유무를 테스트하는 ‘인터포저(Interposer)’ 등 ISC 방식의 테스트 제품군을 보유, 국내·외 고객 195곳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17.5%에 달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테스트 소켓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반도체 경기 악화 탓에 이 회사는 2008년 220억원을 달성, 2007년 223억원에 비해 매출이 다소 줄었다. 물론 반도체 경기 침체 탓도 있지만 ISC 테스트 소켓이 대량으로 양산되면서 단가가 하락한 것도 매출 위축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이에스시테크놀러지는 ISC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신규 사업 분야에 진출하기로 했다. 휴대폰의 핵심 부품인 B2B(보드 대 보드) 커넥터를 개발, 7월께 시범 양산에 들어간다. 특히 외산이 독점해온 B2B 커넥터 시장에 진출, 원가 경쟁력을 토대로 수입 물량을 대체함으로써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인터뷰-정영배 사장
“세계 반도체 경기가 어려울 때 일수록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꾸준한 기업 성장을 담보할 것입니다.”
정영배 아이에스시테크놀러지 사장(48)은 이같이 밝히며 “설립 7년 만에 불어닥친 매출 정체를 신사업 분야에 진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에스시테크놀러지의 신규 사업은 휴대폰용 B2B 커넥터다. 이 B2B 커넥터 내수 시장은 약 4000억원에 달하지만 교세라·마쓰시타 등 일본기업이 전량 독점해왔다. 정 사장은 “지난해 B2B 커넥터 개발에 착수, 지난 10월께 시제품을 선보였다”며 “연내 B2B 커넥터를 양산, 일본 기업과 당당히 승부를 가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존 B2B 커넥터 대비 우수한 품질, 가격경쟁력, 납기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또한 굵직한 해외 고객 물량도 확보, 매출 위축을 해결한다. 이 회사는 인텔을 지난 4분기 거래처로 확보한 데 이어 올 2분기께 퀄컴도 거래처로 확보하는 등 대형 고객 확보로 해외 매출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고객과 밀착된 기술 영업을 통해 고객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신사업에도 진출, 올해 매출 27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