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우리조명 계열 발광다이오드(LED) 칩 패키징 전문업체인 우리LED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다. LG디스플레이가 추진중인 이른바 ‘사업 변혁’ 전략의 일환으로, LED 사업 수직계열화에 박차를 가해 LED 백라이트유닛(BLU)을 탑재한 고부가가치 LCD 패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LED 칩 업체인 미국 크리사와 추진했던 합작 투자 협상이 결국 장기 구매계약으로 끝나면서 그 대안을 우리LED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대표 권영수)는 우리조명의 자회사인 우리LED(대표 윤철주·박상열)에 이르면 다음달 유상증자 지분 인수를 통해 2대주주로 참여하기로 하고, 현재 양사간 협상을 진행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우리LED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분 투자 여부를 포함해 그 규모와 방식 등 구체적인 결론이 향후 한 달안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경영회의를 통해 우리LED 지분 참여 계획을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하는 지분 규모는 30% 정도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가 우리LED의 2대 주주로 참여할 경우 지난해 우리조명의 자회사이자 BLU 전문업체인 뉴옵틱스(대표 이규창)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데 이어 두 번째가 되며, 우리조명 그룹은 최대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전망이다.
◇뉴스의 눈
LG디스플레이가 우리LED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고부가가치 LED BLU 패널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 선두인 노트북용 LCD 패널을 비롯, 올해부터 TV용 패널까지 LED BLU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하지만 삼성이 독립법인인 ‘삼성LED’까지 만들면서 공세에 나서고 있는데 비해 LG디스플레이로선 LED 후방사업 구조가 취약한 실정이다. 1년 가까이 미국 크리사와 합작 투자를 진행하고도 무산되자 결국 장기 공급계약 정도로 서둘러 매듭지었던 것도 LG디스플레이의 답답함이 배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분 투자가 성사되면 LG디스플레이의 LED BLU 사업 구도는 계열사인 LG이노텍을 축으로, 미국 크리와 우리LED의 모회사인 우리ETI 등 삼각 편대로 구성될 전망이다. 크리로부터 공급받는 LED 칩 물량은 LG디스플레이가 아예 BLU를 내재화할 계획이다.
우리조명 그룹도 국내 LED 시장에서 새로운 메이저 업체로 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인 우리조명이 LED 조명 사업을 필두로 우리ETI는 냉음극형광램프(CCFL) 및 LED BLU를, 우리LED는 패키징 사업을 각각 거느리면서 대대적인 수직계열화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조명은 LED 에피칩 자회사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성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리ETI가 LED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적극 추진하는 것은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긍정적”이라며 “동시에 LG디스플레이와 전략적 협력관계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조명 그룹과 LG디스플레이가 서로 ‘피’를 섞는 협력 관계도 주목된다. 지금까지 몇몇 국내 장비·부품 업체들에 지분을 투자하긴 했으나, 지난해 뉴옵틱스와 더불어 우리LED에 이르기까지 유례없이 강도 높은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때문이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우리 조명 LED사업 수직 계열화